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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 (寒溪嶺)


작곡 : 하덕규

노래 : 소프라노 申英玉


[製 作 : 文 溪 居 士]
저 산은 내게 우지마라 우지마라 하고
발 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내 가슴을 쓸어내리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산 저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산 저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양희은이 불러 유명한 곡 '한계령'은 작곡자 하덕규가 고뇌가 극에 달해 자살의 유혹을 느낀 상황에서 설악산 한계령에 올라 만들어낸 곡으로 알려 져 있습니다. 밑에 이 곡의 원작이 되는 정덕수 시인의 연작시 '한계령에서' 제1편 만 올렸습니다. 한계령에서 1 詩 : 정덕수 온종일 서북주릉(西北紬綾)을 헤매며 걸어왔다. 안개구름에 길을 잃고 안개구름에 흠씬 젖어 오늘, 하루가 아니라 내 일생 고스란히 천지창조 전의 혼돈 혼돈 중에 헤메일지. 삼만육천오백날을 딛고 완숙한 늙음을 맞이하였을 때 절망과 체념 사이에 희망이 존재한다면 담배 연기빛 푸른 별은 돋을까. 저 산은, 추억이 아파 우는 내게 울지 마라 울지 마라 하고 발 아래 상처 아린 옛 이야기로 눈물 젖은 계곡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구름인 양 떠도는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홀로 늙으시는 아버지 지친 한숨 빗물 되어 빈 가슴을 쓸어 내리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온종일 헤메던 중에 가시덤불에 찢겼나 보다. 팔목과 다리에서는 피가 흘러 빗물 젖은 옷자락에 피나무 잎새 번진 불길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애증(愛憎)의 꽃으로 핀다. 찬 빗속 꽁초처럼 비틀어진 풀포기 사이 하얀 구절초 열 한 살 작은 아이가 무서움에 도망치듯 총총이 걸어가던 굽이 많은 길 아스라한 추억 부수며 관광버스가 지나친다. 저 산은 젖은 담배 태우는 내게 내려가라 이제는 내려가라 하고 서북주릉 휘몰아온 바람 함성 되어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 1981년 10월 3일 한계령에서 고향 오색을 보며-



  • ?
    이태식 2009.02.13 19:41
    그게 언제던가? 한계령이 개통된 후 얼마안된 초행길에 눈길을 기어가듯 다달은 휴게소(위 사진)에서
    난로불에 오징어 구어먹으며 어떻게 내려가나 걱정하던 생각이 납니다.
    한계령은 그 이름 만큼 스산하고 산세도 험하지만 세속을 벗어나듯 특별한 느낌을 주지요.
    문정희 시인은 '한계령을 위한 연가'라는 詩에서 이를 "눈부신 고립", "짧은 축복"이라고 표현했는데
    꽤 괜찮은 시인듯 싶어 여기 전문을 옮겨봅니다.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는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
      난생 처음 짧은 축복에 몸둘 바를 모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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