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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 Sunset by Ivan Choultsé(1877-1932, Russian painter)


차이콥스키의 1번 교향곡 <겨울날의 백일몽>
Tchaikovsky's Symphony No.1 in G minor Op.13
'Winter Daydreams'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1번>은 그의 첫 번째 대작이다. 음악원을 갓 졸업한 20대 중반의 작곡가가 넘치는 정열과 패기로 빚어낸 가작임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에서 접할 기회는 그리 흔치 않아 아쉬운 작품이다. 평소 그의 교향곡 4, 5, 6번을 즐겨 들어온 분이라면 1번 교향곡을 통해서 차이콥스키의 보다 풋풋한 얼굴을 대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Tchaikovsky Symphony No. 1 in G minor Op. 13 'Winter Daydreams'
Orchestra of Mariinsky Theatre, cond Valery Gergiev, 2010


     청년 작곡가의 조국 사랑…눈 덮인 광활한 대지 위로 떠오르는 환상

1번 교향곡에는 <겨울날의 백일몽>이라는 야릇한 부제가 붙어 있다. 그것은 아마도 러시아의 눈 덮인 광활한 대지 위로 떠오르는 환상을 가리키는 것이리라. 아울러 이 곡에는 제1악장과 제2악장에도 별도의 표제가 붙어 있어서 음악외적인 상상력을 자극한다. 나아가 마지막 악장에서는 민요선율이 차용되어 토속적인 색채를 한층 강렬하게 드러낸다. 이 모든 것이 혈기왕성한 청년 작곡가가 조국에 대한 애착과 동경을 드러낸 방법이랄까. 흔히 ‘서구파’의 이미지로 기억되는 차이콥스키에게도 민족주의에 경도되었던 젊은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사진은 젊은날의 차이콥스키)

♣ 제1악장은 ‘겨울 여행의 몽상’이다. 먼저 러시아풍의 제1주제가 플루트와 파곳에서 등장해 활기찬 리듬을 타고 흐른다. 마치 트로이카(세 필의 말이 이끄는 러시아 썰매)가 방울소리를 내며 눈보라를 가로지르며 달려 나가는 듯하다. 클라리넷으로 제시되는 제2주제는 한결 유려한 느낌으로 차이콥스키 특유의 우수를 머금고 있다. 때론 상쾌하고 때론 긴박하며 때론 신비로운 겨울날의 여행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 제2악장은 ‘황량한 땅, 안개의 땅’. 약음기를 단 현악기들의 은밀한 합주로 시작되는 아다지오 칸타빌레의 느린 악장이다. 오보에에서 흘러나와 점차 현악기들로 번져 나가는 러시아풍 선율이 사뭇 애절하면서도 감미롭다. 마치 안개가 피어오르듯 몽환적인 느낌으로 가득한 매혹적인 악장이며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 호른 연주도 인상적이다.

♣ 제3악장은 제2악장의 연장선상에 있는 스케르초 악장이다. 세분된 바이올린 파트와 목관 사이를 오가는 주선율이 현의 피치카토와 어우러지며 경묘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을 자아내는 스케르초도 흥미롭고, 바이올린과 첼로가 표정 풍부한 선율을 춤곡 리듬에 실어 노래하는 트리오의 낭만적인 풍미가 일품이다.

♣ 제4악장은 비장한 느낌을 주는 느린 도입부로 시작한다. 이 부분에서 현악기에 흐르는 선율은 1861년 카잔에서 학생운동이 일어났을 때 불렸던 민요조의 노래를 차용한 것이다. 이 선율은 주부에서 제2주제로 다시 등장하는데 그 때는 다분히 선동적인 느낌이다. 주부는 두 개의 박력 넘치는 주제를 바탕으로 하여 격정적으로 전개되는데 특히 재현부 이후의 흐름이 무척 이채롭고 인상적이다. 즉 제2주제가 재현되다가 말고 다시 도입부의 악상으로 돌아갔다가 점진적인 고조를 통해서 더욱 거창하고 눈부신 클라이맥스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글 : 황장원 음악 칼럼니스트]



Thaw on the way by Julius von Klever(1850-1924, Russian painter)



Tchaikovsky Symphony No. 1 in G minor Op. 13 'Winter Daydreams'
USSR State Symphony Orchestra, cond Yevgeny Svetlanov


《e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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