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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고음악계의 프리마돈나 소프라노 임선혜
콧대 높은 유럽 바로크 음악계에서 활동하는 유일한 아시아인 프리마돈나 임선혜.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그는 방한만으로도 큰 화제가 되는 인물이다. 5월 말 발매된 모차르트 오페라 <이도메네오> 음반 홍보와 명동성당 희망나눔 음악회를 위해 1주일간 한국을 찾은 그를 만났다. 2014년까지 스케줄이 잡혀 있다는 그는 다른 음악회가 취소돼 생긴 일정에 명동성당 자선 콘서트 제안을 받고 그 자리에서 OK 했다.
김민희  TOP CLASS 기자
  5월 26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희망나눔 음악회는 특별했다. 소년・소녀 가장과 공부방 아이들 등을 초대해 열린 임선혜의 단독 콘서트. 그는 이 음악회를 친절한 음악 선생님처럼, 푸근한 동네 누나처럼 이끌었다.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 헨델의 ‘울게 하소서’ 등 친숙한 곡 위주로 노래하면서 곡이 끝날 때마다 자신이 부른 곡을 옛날이야기하듯 설명해 줬다. 성악 가수로서는 쉽지 않은 진행방법이다. 대화 발성과 성악 발성이 달라 목이 피로해지기 때문. 마지막 앙코르 곡은 클래식이 아닌 가요를 택했다. 김동률 곡을 인순이가 불러서 화제가 된 ‘거위의 꿈’.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져 남루하여도… 그래요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라는 임선혜의 열창에 한 여고생은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옆에 있던 친구들은 등을 다독이며 함께 글썽거렸다. 한 시간여 예정된 음악회는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임선혜는 공연 다음 날 로마로 날아가 31일에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에 섰다. 하이든 서거 20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 미사로, 교황이 직접 집전하는 이 무대에 4명의 세계적 솔리스트 중 한 명으로 올랐다.
 
  임선혜를 명동성당 공연 전날인 5월 20일에 만났다. 신장 157cm의 임선혜는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답게 당당하고 활기찼다. 그의 이번 한국 공연은 거의 1년 만. 지난해 6월 30일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독창회를 연 이후 처음이다. 한국 공연이 뜸한 이유를 물었다.
 
  “외국은 공연 일정을 몇 년 전에 짜는데, 한국은 몇 달 앞두고 급하게 제안해 오는 경우가 많아요. 미리 잡힌 일정을 취소할 수도 없고 해서 공연이 어려웠죠. 제 분야는 고음악인데, 한국에서는 고음악에 대한 관심이 미약해요.”
 
  유럽 무대에 데뷔한 지 10년째이지만, 한국에 소개된 것은 2006년이다. 그는 “알려진 지 3년밖에 안 됐으니 너무 많이 기대하면 안 되겠죠?”라며 환하게 웃더니 작년 독창회 때의 감회를 털어놨다.
 
  “공연하기 전에 걱정이 많았어요. 외국의 대형 리사이틀보다 고국 공연이 훨씬 부담스럽거든요. 게다가 고국 무대 첫 독창회였고요. 몇 십 명만 앉혀 놓고 노래하는 악몽도 꿨어요. 그런데 기대보다 훨씬 좋았어요. 무대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환호하는 박수 소리에 긴장이 확 풀렸죠. 1시간 30분 공연에서 큰 힘을 얻었어요.”
 
  그의 음성은 견고한 유리알 같다. 맑고 투명하지만, 단단하고 힘이 있어서 깨지지 않는 유리알. 여리지만 음역의 높낮이에 관계없이 안정감 있는 소리로 지칠 줄 모르고 지저귀는 나이팅게일을 떠올리게 한다.
 
 
  다른 소프라노 대타로 고음악 무대 데뷔
 
  그의 전문 분야는 하이든, 바흐, 헨델, 비발디 등 바로크 고전음악. 특히 당대의 악기와 연주법 그대로 재현해 내는 ‘원전연주’에서 그는 세계 정상급이다.
 
  그가 고음악계에 발을 디딘 건 10년 전, 벨기에 출신으로 고음악계의 거장인 필립 헤레베헤에게서 온 한 통의 전화 때문이었다. 당시 그는 독일의 칼스루 국립음대에 재학 중이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헤레베헤의 지휘로 모차르트 공연을 하는데, 공연 하루 전날 소프라노 한 명이 무대에 서지 못하게 됐으니 저보고 대신 서 달라는 거예요. ‘이 곡을 해본 적 있냐’는 질문에 무조건 ‘있다’고 거짓말하고 밤새워 연습한 후 7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브뤼셀로 갔죠.”
 
  이렇게 고음악계에 발을 디딘 그는 르네 야콥스, 윌리엄 크리스티, 지기스발트 쿠이겐, 파비오 피온디 등과 작업하면서 고음악계 최고 소프라노로 우뚝 섰다. 특히 그는 ‘르네 야콥스의 페르소나’로 불릴 정도로 야콥스와 호흡이 잘 맞는다. 최근 4년 동안 10개의 작품을 야콥스와 함께했다. “야콥스 때문에 임선혜를 못 쓴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다른 지휘자들과 작업할 시간이 없다는 얘기다. 이번에 출시된 <이도메네오> 외에도 모차르트 오페라 <티토황제의 자비> <돈 조반니>를 르네 야콥스 지휘로 공연했다.
 
  “르네 야콥스는 굉장히 꼼꼼한 분이에요. 영어・독일어・프랑스어를 완벽하게 구사하고, 이탈리아어로 된 책도 줄줄 읽죠. 작품을 맡으면 그와 관련된 자료를 샅샅이 찾아 연구하세요. 또 연습 기간 내내 배우들과 같이 생활하다시피 해요. 다른 유명 지휘자들은 연습에 들어갈 때 잠깐 나오고, 공연 직전에 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야콥스는 연습하면서 즉흥적인 제안을 많이 하는데, 저는 그런 제안을 잘 캐치하는 편이에요(웃음).”
 
  그 역시 야콥스처럼 영어・독일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한다. 게다가 배역을 이해하기 위해 연습 기간 내내 대본을 끼고 다닌다. 그의 또 다른 장점은 무대 표현력이 뛰어나다는 것. 임선혜는 전혀 다른 캐릭터의 연기를 능청스럽게 잘 소화해 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플렉서블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동양인으로서 서양 무대에 선다는 건, 단점만 있는 게 아니에요. 저는 한국에서도 왜소한데 독일에 가면 어떻겠어요?(독일은 세계 2위의 장신 국가) 그런데 몸이 작고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무대에서 몸 움직임이 빨라 좋대요.”
 
  그는 서울대 음대를 졸업한 후 독일 칼스루 국립음대로 유학을 떠났다. 서울대 4학년 때 일본에서 열린 국제슈베르트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수상하고, 청중상을 받았는데, 이때 “독일의 예술가곡 해석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독일 유학을 결심했다. 독일 학생 교류처의 정부장학생에 뽑혀 독일로 가면서 독일이 제2의 고향이 됐다.
 
  “독일에 간 지 11년 됐어요. 더 나이 들기 전에 다른 나라로 옮기려 했는데, 독일 시스템에 적응되다 보니 떠나기 싫어졌어요. 베를린은 너무나 매력적인 도시죠. 오페라 극장도 3개나 있고, 각국의 좋은 음악가나 동료들이 공연하러 자주 와요. 화가와 갤러리도 많고요.”
 
  5월에 발매한 모차르트 오페라 음반 <이도메네오>에서 그는 주인공 일리야 공주역을 맡았다. 이 음반은 출시되기 전에 프랑스의 유력 음반상 2개를 수상했다. 2006년에 발매한 모차르트의 <티토황제의 자비>는 그래미상 클래식 부문 ‘올해의 앨범’ 후보에 올랐다. 이외에도 <돈 조반니>와 <오르페오>의 오페라 음반을 발매했다. 솔로 음반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지만 그는 “경제 상황도 어렵고, 일정이 많이 잡혀 있다 보니 시기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에게 국내 팬들을 위한 한마디를 부탁했다.
 
  “제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세계적 음악 트렌드와 같이 가시는 분들이고, 모차르트나 헨델 오페라에 관심 많으신 분들일 거예요. 대중적이지 않은 레퍼토리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편으로는 접해 보시지 못한 분들에게 널리 알려야겠다는 사명감도 있어요. 알면 분명 친숙해지는 음악이거든요. 제가 외국에서 최선을 다할 테니 많은 관심 부탁 드려요.” (옮긴 글)



~ 세계를 매료시킨 한국의 보석 임선혜 ~






 임선혜의 공연 보기 / Mozart의 Don Giovanni 중 La ci darem la mano(손에 손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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