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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도 때론 바이올린 소나타 <봄>과 같이 밝은 곡도
작곡했다. 사진은 베토벤과 <봄>이 담긴 앨범.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
樂聖의 밝고 따스한 실내악 명곡

베토벤의 일상은 도통 밝은 것이 없었던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체로 엄숙하고 진지하며 심지어 괴팍한 부분도 많았던 베토벤이지만, 여느 사람처럼 기분 좋을 때는 밝기도 하고 유머러스한 부분도 종종 있으며 눈물과 실수도 적지 않은 사람이었다. 무엇으로 증명하느냐고? 그의 음악이 말해준다.

베토벤 자신이 제목을 붙이지 않았음에도 그 밝고 따스하며 명징한 느낌 때문에 후세 사람들이 ‘봄(Spring)’이라는 제목을 붙여 부르는 바이올린 소나타 <봄>이 대표적이다. 베토벤이 30살 때 작곡한 이 곡은 10곡에 달하는 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중 멜로디가 가장 화사하면서도 아름다운 작품이다.

작곡가며 피아니스트기도 했던 베토벤이 바이올린 연주에도 일가견이 있었다는 것은 덜 알려져 있지만 한때 그는 본의 궁정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연주했다. 그의 바이올린 연주 솜씨는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던 모양이다. 베토벤의 열광적인 숭배자였던 페르디난트 리스(Ferdinand Ries)도 비판할 정도였으니. 바이올린에 대해 잘 모르고 곡을 썼다는 비판도 많았다. 1799년 당시 가장 권위 있는 음악전문지인 ‘일반음악신보(Allgemeine musicalische Zeitung)’에서는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작품 12’의 세 곡에 대해 혹평하며 베토벤을 ‘우리에게 어떤 재미도 느끼게 해주지 않는 고집쟁이’라고 몰아붙일 정도였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혹평을 받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들은 다분히 ‘반 예술적’ 탄생 배경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시 유럽에서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가 인기를 끌었다. 때문에 작곡가가 바이올린 소나타를 많이 만들수록 수입이 많아지는 상황. 베토벤은 단지 많은 수입을 갖다준다는 이유로 바이올린 소나타를 작곡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그의 바이올린 소나타들은 가장 예술적이며 뛰어난 완성도로 사랑받고 있다. 순수한 창조적 충동에 의해 작곡됐든, 경제적 이유에 의해 작곡됐든 예술적 영감으로 가득한 작품이라는 것 또한 의심할 여지가 없다. 작곡가로서 그는 자신이 바이올린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를 증명해 보였다.

이 중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은 그 혹평마저도 비켜 간 작품이다. 베토벤이 남긴 10개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대부분 음울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이 곡만 밝고 희망찬 작품이다. 달콤하고 유려한 도입부와 마치 새싹이 움트는 것 같은 ‘청명한 전원적’ 느낌의 F장조 곡이다. 베토벤은 이 곡에서 바이올린 소나타로서는 처음으로 4악장제를 도입하고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그의 작품 중에서는 드물게 바이올린이 먼저 주제를 제시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서로 주제와 반주를 교차로 연주하고, 연주 비율 또한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두 악기의 대결처럼 보인다는 것도 매력이다. 연주자끼리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 ‘싸우는 구도’ 혹은 ‘대화하는 구도’ 등으로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

어느덧 4월이다. 이 아름다운 계절을 ‘잔인한 달’이라 얘기한 시인(T.S. Eliot)도 있었지만 그냥 범인에 불과한 필자 같은 이들에겐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받은 따스한 선물이다. 베토벤의 ‘봄’을 통해 진짜 봄이 왔음을 한껏 만끽해 봄은 어떨는지.

▶ 감상을 원한다면…
  [CD] 바이올린 셰링(Henryk Szeryng), 피아노 루빈스타인(A. Rubinstein),
            소니뮤직
  [CD] 바이올린 안네 소피 무터(Anne-Sophie Mutter), 오르키스, DG

[최영옥 음악평론가]




Beethoven's Violin Sonata No.5, Op.24 Spring,Ⅰ- Allegro
violin Gidon Kremer (piano Martha Argerich)



Beethoven's Violin Sonata No.5, Op.24 Spring (전곡)
violin Anne-Sophie Mutter (piano Lambert Or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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