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새끼들

by 김우식 posted Apr 2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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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꼴이 ....

부뚜막 위에 놔둔 생선 한 마리가 없어졌다.
필시 집에 있는 고양이가 한 짓이라고 판단한 주인은 분을 삭이지 못하고 급기야 집고양이를 죽이고 만다. 확실히 그 집고양이가 먹었다는 증거도 없이 말이다.

그러나 주인은 최소한 네가 안 먹었어도 그 다음 의심이 가는 쥐새끼들이라도 잘 지켰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울분에 집고양이를 죽이는 성급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집고양이를 살리려던 일부 식구들도 목청 큰 어른의 위압과 달콤한 사탕봉지에 끌려 그 고양이를 죽이기로 합의했다.

집고양이가 억울하게 없어진 그 날부터 쥐새끼들에게는 만고에 거칠 것이 없는 신세계가 펼쳐져 흥에 겨워 어쩔 줄 몰라 날뛴다. 부뚜막은 말할 것도 없고 찬장이고 곳간이고 심지어 다락방, 안방까지 온통 쥐새끼들 독차지가 된다.

그것도 모자라 신나게 뛰어다는데 방해가 된다고 여기저기 구멍을 내더니 드디어 집기둥 밑둥지까지 갉아내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날 그리 심하지도 않은 비바람이 불던 날 겨우겨우 버티던 그 초가집은 소리도 없이 폭삭하고 만다.

폭삭 내려앉은 집터에서 간교한 쥐새씨 - 박가 쥐새끼가 좌장 노릇을 하며 홍가, 손가 쥐새끼를 를 불러 집고양이 후손들을 색출 온갖 파렴치한 죄를 뒤집어 씨워 철창속에 집어 넣고 들 고양이중 몇놈(김가, 유가, 홍가)을 골라 집고양이 가면을 씌워 문단속을 하라 하명한다. 그리고 문가, 안가 쥐새끼 두마리를 주로에 내보내 경주를 시켜 구경꾼들을 속여 한놈을 우승자로 하면 어느놈이 되든 우리들(쥐새끼)세상이 되는거다.

쥐새끼들 세상이 목전에 와 있다.
이래도 괜 찮은건가 ? .... 쥐새끼를 얼른 잡아 화형에 처해야 하는데 .

- 빗속에 나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