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무니는 힘드러 | ||
딸이 네살된 손자를 나한테 맡기고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 자동차를 무지 좋아하는 녀석은 장난감차를 가지고 곧잘 놀더니 졸음이 오는지 `섬집아기`를 불러달란다. 지에미가 자장가삼아 늘 불러주어선지 유난히 그노래를 좋아한다. `함무니 섬찌바기 불러줘 응?` 그래 함무니가 불러주께 코자자. ♪엄마가 섬그늘에~~~ `함무니 섬그늘이 뭐야?` 응 그거는 어쩌구 저쩌구 주절주절.......... ♪굴따러 가면~~ `함무니 굴이 뭐야?``왜 굴을 따러 가는데?` 응 굴은 어쩌구......또 설명 ♪아기가 혼자남아 집을 보다가~~~ `함무니 왜 아기가 혼자 집을 봐?` 응 그건 또 주저리 주저리.... ♪파도가 불러주는 자장~~~~~~~~~~~ `함무니 파도가 뭐야?` 응? 파도란 바닷물이 철썩 철썩... 열심히 설명을 하면 손자녀석은 또 묻는다 `함무니 바닷물이 왜 철썩 철썩해?` 요즘 모든게 궁금한 네살바기 요녀석은 왜? 왜? 왜? 말끝마다 물고 늘어지는데... 나도 눈높이를 네살에 맞춰 설명을 해주려니 보통 어려운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어떻게 알어? 바다가 지 하고싶어서 철썩거리는걸~~~! 할수는 없는일. 잠이 삼천리 밖으로 도망갔는지 녀석은 눈이 초롱초롱해지고 반대로 내 눈꺼풀이 내려앉는다. 내가 애를 재우는게 아니라 애가 나를 재우는 꼴^^*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못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다시 2절을 부르느데 어쩜 가사가 이리도 슬픈지. 어촌아낙의 고단한 삶이 떠오르면 나는 주책없이 또 눈물이 난다. 내얼굴을 빤히 쳐다보던 녀석은 다시 묻는다. `함무니 왜 우더? 함무니 스퍼?` `응 스퍼. 함무니는 함무니엄마가 보고싶어서 스퍼. `함무니 왜 엄마는 아직 안와?` `조금만 기다리면 올거니까 코 자자` 지에미 기다리는 손자보다 딸 기다리는 내맘이 더 조급하고 애보는거 안하겠다고 동냥그릇 도루 달랬다던 거렁뱅이 마음이 바로 내마음인것을.... `얘야 내 밥그릇 돌려달라고 안할테니 어서 오기나 해라`. 맹워리가 피에쑤; 손주얘기 하려면 배춧잎 내놓고 해야한다는데 오늘은 외상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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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17 10:15
함무니는 힘드러 / 정성자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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