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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5 07:57

신부(新婦) - 서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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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부(新婦)
      서정주

      新婦는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新郞하고 첫날밤에 아직 앉아 있었는데,
      新郞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읍니다.

      그것을 新郞은 생각이 또 급해서
      제 新婦가 음탕해서 그 새를 못 참아서
      뒤에서 손으로 잡아다리는 거라고,
      그렇게만 알곤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 버렸읍니다.

      문 돌쩌귀에 걸린 옷자락이 찢어진 채로 오줌 누곤
      못 쓰겠다면서 달아나 버렸읍니다.

      그러고 나서 四十年인가 五十年이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 일 이 생겨 이 新婦네 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新婦 방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新婦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밤 모양 그대로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 있었읍니다.

      안스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재가 되어
      폭삭 내려앉아 버렸읍니다.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앉아 버렸읍니다.



      - 詩 : 서정주 -


      = Dais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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