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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0 21:45

곶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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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 이야기
서정주

맨드래미 물드리신 무명 핫저고리에,
핫보선에, 꽃다님에, 나막신 신고
감나무집 할머니께 세배를 갔네.

곶감이 먹고싶어 세배를 갔네.
그 할머니 눈창은 고추장 빛이신데
그래도 절을 하면 곶감 한개는 주었네.

"그 할머니 눈창이 왜 그리 붉어?"
집에 와서 내 할머니한테 물어보니까

"도깨비 서방을 얻어 살어서 그래"라고
내 할머니는 내게 말해주셨네.

"도깨비 서방얻어 호강하는게 찔려서
쑥국새 솟작새같이 울고만 지낸다더니
두 눈창자가 그만 그렇게
고추장빛이 다아 되어버렸지

- 서정주 -





= Dais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