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hms Capriccio in F-sharp minor Opus 76 No. 1
Piano: Ivo Pogorelich

《개나리 피면》


개나리 피면 돌아오리라
다른 일 다 제치고 돌아오리라.
길이 굽은 둥근 길
한 해 바퀴 다 돌았으니.

시새는 바람이 언덕을 몰아도
지름길로 비키며 돌아오리라.
돌아와 마주 보면
무슨 말이 있으리오

일년 열두 달 너를 찾던
나는 없어지고
그 자리에 고이는 
개나리 마음.

살고 싶어라 또 한번
개나리 마음
개나리 피면 돌아오리라
다른 일 다 제치고 돌아오리라.

시인 申瞳集 (1924-2003)은 대구에서 출생했으며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및 미국 인디애나 대학원을 수학했고 1954년 시집「서정의 유형」으로 아시아자유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81년에는 대한민국 문화예술상을 수상했다. 세상을 뜨기 전까지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었다. 많은 시집을 냈는데 「대낮」, 「서정(抒情)의 유형(流刑)」, 「들끓는 모음(母音)」, 「빈 콜라병」, 「귀환(歸還)」, 「송신(送信)」 등이 있다. 여기 수록한 "개나리 피면"은 그가 1977년에 내놓은 시집 「해뜨는 법」에 수록된 것이다. 이 시집은 1978년 그의 딸한테서 선사 받은 것으로 때때로 나의 마음을 달래준 시들이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