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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리며 - 詩 두 편
신현정의 [자전거 도둑] 그리고 박시교의 [봄비]



Beethoven Serenade String Trio in D major, Opus 8
III: Adagio-scherzo; Allegro molto-Adagio-Allergro molto-Adagio
Anne Mutter (Violin), Bruno Giuranne (Viola), Mstislav Rostropovich (Cello)
사진: 연봉모


『자전거 도둑』
-신현정 - 봄밤이 무르익다 누군가의 자전거가 세워져있다 자전거를 슬쩍 타보고 싶은 거다 복사꽃과 달밤을 누비며 달리고 싶은 거다 자전거에 냉큼 올라가서는 핸들을 모으고 엉덩이를 높이 쳐들고 은빛 페달을 신나게 밟아보는 거다 꽃나무를 사이사이 빠지며 달 모퉁이에서 핸들을 냅다 꺽기도 하면서 그리고 불현듯 급정거도 해보는 거다 공회전하다 자전거에 올라탄 채 공회전하다 뒷바퀴에 복사꽃 하르르 날리며 달빛 자르르 깔려들며 자르르 하르르.

****************************************

『봄비』
- 박시교 - 무위(無爲)와 잘 놀다간 내 시우(詩友) 신현정이 '훔쳐 간 자전거’ 타고 구름 사이 누비다가 그곳에 무주공산(無主空山)이라며 오줌 갈기는 봄 한때



[윤석산(尹錫山) 시인의 시평]
신현정 시인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함께 시를 쓰며 지내던 나의 오랜 친구였다. 나이 60을 조금 넘기고는 세상을 달리했다. 죽기 열흘 전까지 시를 쓰며, 시를 읽던 시인. 아무러한 구속 없이 모든 것을 제 집 드나들 듯하며 살던 신현정. 그래서 더욱 오늘 그가 그립다. 무위(無爲),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자연의 모습 그대로 살다간 듯한 시인, 신현정. 그의 대표작의 하나인 ‘자전거 도둑’, 그래서 길가에 서 있는 아무 자전거나 올라타고는 벚꽃 휘날리는 길을 아무 거리낌 없이 룰루랄라 달려가던 무위의 시인.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어느 날. 하늘나라에 있을 신현정이가 그곳도 아무 주인이 없는 무주공산(無主空山)이라며, 이내 지상을 향해 오줌을 갈긴다. 그 신현정의 오줌 같은 봄비. 봄비를 맞으며,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면, 술에 취해 히죽히죽 웃는, 그런 모습의 시인 신현정이가 문득 그리워진다.



~ 霧 城 ~




  • ?
    이현순 2019.04.20 10:12
    오랫만에 열었더니 너무 좋은 선물을 안겨주네.
    혜숙아 고맙다.
    연봉모동문작품도 반갑고.두편의 시도, 음악도,
    왜 눈물이 나려고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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