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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꽃, 지는 꽃
- 詩 두편 -
마종기의 [축제의 꽃] 그리고 문태준의 [강을 건너가는 꽃잎처럼]



Schubert Impromptu in G flat Opus 90 No. 3
Vladimir Horowitz (피아노)


『축제의 꽃』
-마종기 -
가령 꽃 속에 들어가면 따뜻하다. 수술과 암술이 바람이나 손길을 핑계삼아 은근히 몸을 기대며 살고 있는 곳. 시들어 고개 숙인 꽃까지 따뜻하다. 임신한 몸이든 아니든 혼절의 기미로 이불도 안 덮은 채 연하고 부드러운 자세로 깊이 잠들어버린 꽃. 내가 그대에게 가는 여정도 따뜻하리라. 잠든 꽃의 눈과 귀는 이루지 못한 꿈에 싸이고 이별이여, 축제의 표적이여. 애절한 꽃가루가 만발하게 우리를 온통 적셔주리라. [마종기의 시집 "새들의 꿈에서는 나무 냄새가 난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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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건너 가는 꽃잎처럼』
- 문태준 -
강을 건너가는 꽃잎들을 보았네 옛 거울을 들여다보듯 보았네 휘어져 돌아나가는 모통이들 울고 울어도 토란잎처럼 젖지 않는 눈썹들 안 잊혀지는 사랑들 어느 강마을에도 닿지않을 소식들 나 혼자 꽃 진 자리에 남아 시원스레 잊지도 못하고 앓다가 귀를 잃고 강을 건너가는 꽃잎들을 보았네 강을 건너가는 꽃잎 꽃잎들 찬비에 젖은 머루 같은 눈망울들 [문태준의 시집 "맨발"에서]



꽃은 환한 웃음을, 그리움을, 기다림들, 서글픔을, 그리고 슬픔을 기억하게 한다. 그래서 봄과 여름은 늘 찬란하다.

~ 霧 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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