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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24 18:02

지도 한장 손에 들고

조회 수 694 추천 수 5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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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형님 마침 계셨군요. 어디 멀리 조용한 곳에 가서 푹 좀 쉬다오고 싶은데, 좋은데 한 곳 추천해 주세요."
  이 친구 부부싸움을 했나, 아니면 부인이 해외로 여행을 갔나. 무관한 사이라 별생각 없이 한마디 했다.
  "이 친구야, 이런 질문은 대답하기가 참으로 난감해. 마치 맛있는 음식점 소개해 달라는 것처럼 말이야. 각자의 식성과 취향이 다르니까 말일세."
  말을 뱉고 보니 '아차' 했다. 후배의 얼굴 표정을 그리며 말을 능쳐서 몇군데 추천해 주었다. 나의 여행 방식은 무턱대고 떠나는 식이다. 방향만 대강 정하고 지도 한장이면 일은 벌어진 것이다. 시골 군청을 찾아가서 (또는 전화로 문의) 몇군데 안내 받고 이곳저곳 다니다 보면 '아! 이런 볼거리가 있었네.' 하며 즐거워진다. 뻘 밭에서 조개를 캐는 심정이다.

  "먹을 걱정, 잠자리 걱정, 교통사항 생각지 말고 계획도 없이 떠나라니 말도 안돼." 이렇게 말하겠지요. 우리가 태어날 때 계획표를 갖고 나왔나요? 인생살이가 그러할진대 여행도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가고 오면서 듣고, 보고 이야기거리 찾아보세요. 유명한 곳보다는 숨겨진 곳을 찾다보면 그 나름대로의 그 무엇들이 있습니다.

덧붙임 :
어이 김철수(작은), 자네 본관이 청도라고 그랬지. 자네 아들 딸들이 시쳇말로 잘 나가고 있는 것이 우연이 아니더군 그래. 고산자 김정호, 그분이 청도 김씨로서 창의력과 개척정신이 대단했지. 대동여지도는 현대인이 봐도 감탄할 지경이라네. 내가 지도 신세를 많이 지는 사람이라 생각난 김에 한마디했네.

쇠방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