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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2.13 14:13

월지국과 고려인

조회 수 12757 추천 수 6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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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지(月氏)국과 고려인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을 다녀왔다니까 아는 분들과 친구들이 '재미있었느냐?'  '볼 것이 많으냐?'  '여행사 따라 갔었냐?' 등등의 질문을 한다.  대답하기가 난감해진다.  새로운 곳에 가서 보고 듣고 느끼며 즐기는 것은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기 마련이니 내가 개인적으로 흥미를 가졌던 것과 현지에서 느낀 점을 몇가지 적어볼까 한다.
  우리나라 항공사와 우즈벡 항공이 주 2회 직항로를 개설한지가 2∼3년 되어가니 그곳까지 가기가 편하다.  몽골의 흉노족에게 쫓겨 멀리 서역으로 가서 세운 나라가 월지국이며, 지금의 우즈베키스탄 부근이라고 한다.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이나 전한의 유방 등이 늘 북쪽의 침입을 걱정했던 것이 흉노다.  드디어 전한의 무제는 BC 159년 흉노를 치려는 계획을 세우며 월지국의 힘을 빌리려고 장건을 파견하게 된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는 않았고 장건은 근 20년에 걸쳐 그 험준한 파밀 고원을 네번이나 넘어 다녔는데 그가 개척한 동서 교역로가 실크로드가 아닌가!  우리 배달민족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가?  고구려의 유민 고선지 장군이 AD 747년 힌두크시 준령을 넘어 大食국(아라비아) 諸胡 72개국의 항복을 받고 사라센 제국의 東進을 막았다고 한다.  티무르 왕조는 카자흐, 키르기즈, 타지크, 우즈벡, 투르크만, 이란, 이라크 지역까지 광활한 지역에 대제국을 세워 AD 1369 ∼ 1508년까지 이어지다가 우즈벡 족에게 멸망한다.  우리나라 고려 말에서 조선 전기까지에 해당된다.  AD 750년 고선지 장군은 石國(Tashkent 부근)을 토벌하고 그 국왕을 포로로 중국 長安으로 호송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그도 751년 탈라스 전투에서 패배한 적이 있다.  이 때 그의 휘하에 있던 製紙匠이 포로가 되어 아라비아에 종이 만드는 법을 전하게 되었고 후에 유럽으로 전파된다.  안록산의 난을 평정하는데 참전하였다가 무고로 진중에서 처형된다.  가슴아픈 일이 아닌가!  고선지 장군은 실력으로 출세했으나 텃세에 밀려 참형되었으니…….
  이 아마추어 여행자는 월지국이 우즈벡이고 대식국이 타지크가 아니겠냐고(발음이 어딘가 비슷하니까) 상상의 나래를 펴며 타쉬켄트, 사마르칸트, 당가라, 코칸드, 훼르가나 등지를 돌아다녔다.  알렉산더 대왕이 인도까지 원정할 때, 징기스칸이 유럽으로 쳐들어갈 때, 모두 이 우즈베키스탄을 거쳐갔다고 하고 티무르는 이 부근의 여러 나라를 합쳐 제국을 건설했다.  그가 말을 타고 전진하는 동상이 타쉬켄트 시내의 한 공원에 세워져 있다.  그의 가계는 징기스칸에 이어진다고 한다.  우즈베키스탄은 소비에트 연방시절에는 중공업, 농업 국가였던 모양인데 지금은 농업이 경제의 축이다.  만년설이 녹아 내리는 물을 사방으로 갈라놓은 관개수로가 한도 끝도 없다.  마치 미국의 텍사스 지역처럼 밀밭과 목화밭의 연속이다.  여기에 필요한 농업 노동력을 필요로 한 스탈린은 연해주의 우리 한민족을 이 중앙아시아로 무조건 실어보냈다.  타쉬켄트 교외에 벡티미르라는 고려인 촌이 있다.  그곳 처녀들과 한국의 총각들이 맞선을 보고 하는 프로그램을 우리나라 TV에서 가끔 보여준다.
  우즈베키스탄은 120개의 인종이 섞여 사는 나라로서 개방적인 회교국가이다.  차도르를 쓴 여성은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식당에서는 술도 마실 수 있다.  맥주 한잔 하려고 동행과 간이식당엘 갔다.
"무슨 맥주를 마시겠습니까?"
"우즈벡 맥주로."
"수입한 맥주뿐인데요. 하이네켄, 버드와이저, 러시아 맥주가 있는데요."
"러시아 맥주로."
"1번부터 9번까지 있는데 몇 번을?"
  이쯤되면 어안이 벙벙해진다.  의논 끝에 3번과 9번을 한 캔씩 시켰다.  번호가 높을수록 알코올 도수가 높다는 것은 마시면서 깨달았다.  한참 마시다보니 화장실엘 가야하지 않겠는가.  
"화장실 어디 있어요?"
"없는데요."
  그러고는 난 몰라라 한다.  동행과 나는 호텔까지 구보로 달려갔다.  며칠 여행하면서 그 이유를 알았다.  그곳 사람들은 공중변소를 이용하는데 너무 더러우니까 외국인들에게는 보여주기가 민망하여 없다고 한 것을.  길거리에서 장례행렬을 만났다.  남자들만 100여명이 뒤따른다.  매장한 3일 후에야 여자들이 따로 가서 참배한단다.  길을 묻고 헤어질 때 고맙다고 인사하면 그들은 한 손바닥을 펴서 가슴 위에 얹고 답한다.  마치 우리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 때처럼 말이다.  사막지역을 자동차로 달리는데 모래바람이 세차게 불어 시야를 가린다.  차를 세우고 밖에 나가보았다.  몸이 바람에 날아갈 것 같고 모래알이 사정없이 얼굴을 때린다.  구법승들이 인도로 가기 위하여 사막을 지나다가 지쳐서 쓰러져 죽은 해골이 수도 없이 많다는 이야기가 실감난다.  자동차로 네다섯 시간 달려도 주유소 찾기가 어렵다.  그러니까 차 짐칸에 쇠로 된 휘발유통을 별도로 싣고 다닌다.  휘발유는 유황분이 많이 함유되어 연소가스 냄새가 심한 것이 흠이지만 우리나라 값의 약 팔분의 일이다.  어쨌거나 원유 생산국이란 것이 부럽다.  평야지대의 농민들은 빛 가리개 모자도 안 쓰고 일을 하고 하늘에는 제비들이 한가로이 난다.  여행 중에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현지인들에게 식사 초대받는 일이다.  식탁 위에는 킹 사이즈 피자 크기의 접시 위에 과일이 고봉으로 담겨져 있다.  복숭아, 사과, 살구, 체리의 색깔 조화만 봐도 군침이 돈다.  꿀이 설탕보다 싸고, 농약이나 비료를 수입해서 쓸 여유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는 햇빛이 풍부한 나라.  그곳 과일과 오이 맛은 달고 싱싱하기 이를 데 없다.  살구 한바구니(약 4∼5kg)에 천원도 안 된다.  식탁 좌우에 자리를 잡으려는데,
"저 상석은 아무래도 연세가 제일 많은 미스터 리(필자)가 앉으시죠."
어른을 존경하는 미풍이 이곳에 살아있다니 반갑고도 서글프다.
"무슨 음료 하시겠습니까?"
환타나 콜라로 할까 망설이는데,
"보드카 한잔 하시죠."
"고맙습니다.  조금만 따라 주십시요."
모두들 건배하는데 그 언어가 구구각각 재미있다. '치어스', '브로스트', '쭘블'.  우즈벡 사람, 스위스 사람, 미국인, 인도인이 같이 식사를 하고 있었으니까.  점심시간에 반주를 하는 이슬람 국민이 음식을 권하는데 옛날 우리나라 시골 인심 그대로다.  눈에 띄는 식물군이 너무도 우리나라와 같아 반갑고 정겹다.  해바라기, 과꽃, 장미, 채송화, 접시꽃, 맨드라미, 봉선화, 백일홍, 무궁화, 석류나무…….  집집마다 담 옆으로 포도넝쿨을 올렸고 농촌의 들길에는 포플러 나무와 뽕나무가 가로수이다.  뽕나무는 나무 가지째 베어서 누에를 먹이는 모양으로 그 키가 사람 키보다 낮고 몽땅하다.  지나가는 검은 머리의 동양계 처녀들은 머리를 따서 늘어뜨렸다.
  귀국하는 비행기는 구름 없는 하늘을 낮에 비행하는 관계로 파밀 고원의 장관을 내려다보며 타크라마칸 사막, 타림분지를 유유히 날고 있다.  혜초 스님을 한참동안 생각하노라니 중국 본토를 지나 우리나라 서해로 접어든다.  비행기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며 즐길 수 있는 행운은 기대하지 않았던 보너스를 탄 기쁨과 다를 바 없다.  '아아! 우리나라 좋은 나라, 산에 나무가 푸르고 계곡에 물이 흐르고 삼면이 바다인 이곳에서 태어나 한세상 살고 있는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가!'  푸른 바다와 파도를 일생동안 한번도 못보고 사는 내륙중의 내륙 중앙아시아, 때묻지 않은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가볼만한 곳이다.

* 참고 : 여행기간 2002년 6월 5일에서 약 일주일간

2003년 2월 13일
쇠방울 씀.

Music : Traveling by Jeremy Spencer B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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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olveSag4 2013.06.28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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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rcinia c 2013.07.02 13:41
    the mandibular incisor teeth when the tongue is in its most forward position. This type of lesion resolves in
  • ?
    neftveivet 2013.09.11 09:24
    @@@
    <p>Most players in attendance at the Olympic orientation camp Monday and Tuesday at KCI have competed on international sized rinks at some point in their career and are somewhat familiar as to the individual adjustments they must make.</p>
    <p>here times that on NHL [ice] you make a move and take a shot and you think it a good scoring chance,?said Chicago winger Patrick Kane, who received a refresher course in the wider ice while playing in Switzerland during the lockout.</p>
    <p>On international ice t a little bit farther away and you almost don have to shoot from that angle, you can make a better play,?Kane said. 淚 think it very important and something youe going to have to adjust to and get used to.?/p>
    <p>But as forwards and defensemen alter their games to fit the larger ice, goaltenders too must prepare for how the skaters around them change their approaches. Ryan Miller explained that netminders must learn to expect shots from different locations while adjusting to the perspective and reads when there more space all around them.</p>
    <p>here guys are releasing the puck and what kind of plays theye looking for change,?Miller said. he boards are further to your left or right but the paint in the same spot, so youe going to feel like youe drifting a bit. Youe going to feel like youe giving up too much net to the short side but youe probably giving up the whole center of the net. It an awareness thing.?/p>
    <p> </p>


  • ?
    neftveivet 2013.09.11 10:35
    @@@
    Add a Comment <p>Error message</p> Name We welcome thoughtful comments from readers. Please comply with our . Our blogs do not require the use of your real name. Comment Comments (5 of 15) 3:11 pm November 27, 2012 hubter wrote: <p>This is a great article with well-scripted, engaging content that is full of<br>
    original and sensible views. Much of your informative content is in line<br>
    with my way of thinking.<br>
    </p>
    11:10 pm November 9, 2011 redundant wrote: <p>unless it is meant for the masses </p>
    <p>If one knows English as well, then perhaps after the euphoria drops dead, one would go back to english version (ask an Economist the role substitutes play in this case english language would act as a substitute .but I could be wrong..happy to be so)</p>
    <p> This is just an opinion </p>
    11:03 pm October 11, 2011 Vipul wrote: <p>Great , great initiative. But can we do away with over-formalised Hindi and translate into the kind of Hindi we use (or Hindi newspapers are using these days.) I mean it is okay to describe currency as note and shishu as bachchaa . It would still be good Hindi and friendlier as well !!</p>
    1:21 pm May 31, 2011 Chandra Shekhar Gaur wrote: <p>please arrange your popular site in hindi language hindi</p>
    2:36 pm March 28, 2011 avinash wrote: <p>It will increse Wall Streets popularit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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