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의 노래 - 김 택 현 돌아보면 고통으로 가득 찬 이 세상을 조물주가 예비한 어떤 기막힌 해피엔딩식 운명의 반전에도 기대지 않고 물끄러미 바라만 보는 담담한 눈길이 그러한데, 이는 이미 1960년대 이태리의 영상천재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나 <페델리코 펠리니>등이 설파했던 우리 삶의 실상이다. 참혹하리만큼 우리의 일상은 꾸역꾸역함으로 이어지고 우리는 이러한 삶을 수긍할 수 밖엔 없다. 노인의 운명도 그러하고 소의 운명은 더욱 더 앞날을 기약 할 수 없는 비극으로 가득 차 있지만 소도 노인도 그러한 상황을 피할 수도 뛰어 넘을 수도 없기에 참으로 니체적이다. 니체는 이를 일러 삶의 영원회귀라고 갈파했다. 시쳇말로 말로 하자면 <빼도 박도 못하는 그러나 이어지고 살아져야 하는 삶> 이라고나 할까. 이쯤해서 니체는 외친다. 삶은 멍에같은 것, 어떠한 창조주의 구원의 환상에도 기대지 말라, 왜냐면 신은 죽었고 인간은 자신의 초인 의지로 이 암울한 세상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바로 신을 왕따 시킨 그의 유명한 초인 의지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에게는 절대 절망만이 남는가? 그건 그렇지 않다. 영화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인의 삶은 힘들지만 그것은 차라리 노인의 관점이라기 보담 행 불행의 세속적 판단에 잔뜩 찌든 관객의 짐작일 뿐이다. 노인도 무언가 삶이 올곧찮게 이어진다고 생각할 진 모르지만, 그러나 그것이 한갓 미물에 불과한 소와 자신과 그리고 꽃피고 꽃지는 사계가 구별조차 힘들 정도로 일체가 되어 돌아가는 상황에서는, 소도 가을에 떨어지는 낙엽도 모두는 모두의 일부이자 전부로서, 그래서 <워낭 소리>는 오랜만에 보는 화엄의 노래인 것이다.
*** 운영자 주 : 필자 김택현 씨는 김창현 동문의 동생분으로 詩人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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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5 15:31
화엄의 노래 - 김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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