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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책에서 - 까뮈: 로망스 (Camus: A Romance)


Albert Camus



    엘리자베스 하우스 (Elizabeth Hawes)가 2009년에 출판한 까뮈의 전기 (Camus: A Romance)를 거의 6개월이나 걸려서 읽었다. 이렇게 책하나를 읽는데 오래 걸린것은 이 책이 흥미롭지가 않아서가 아니라 읽으면서 계속 까뮈의 저서로 빠져 나갔었기 때문이다. 몇장 읽다가 까뮈의 저서에 대한 언급이 시작되면 곳장 그것을 찾아서 읽어보지 않으면 안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랫만에 그의 저서를 다시 읽게 되었고 예전에 읽지 않았던 것들도 많이 접하게 되었다. 하지만 까뮈 저서의 번역판이 어느 정도 제한되어 있고, 또 번역판들은 아무리 잘된 것이라 하여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불어원본을 읽을 수 없는 자신에 수십번 비통해 하였다. 불어를 일찍이 배워서 불어 원본의 저서들을 읽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하고 한탄한다.

    엘리자베스 하우스는 이미 다른 저서들로 인정을 받고 있는 미국의 저자이다. 그의 이 까뮈전기는 전기로서 특이한 성격을 갖고 있다. 이것은 그녀의 까뮈를 향한 사랑의 고백이다. 물론 대분분의 전기를 쓰는 저자들은 그 subject를 좋아한다. 하지만 하우스는 전기작가의 평범한 호감정도로 이책을 쓰지 않았다. 이 저자는 1950년대 대학시절에 까뮈에 관한 논문을 쓰면서 까뮈에 빠지게 된다. 물론 한번도 만난 적이 없고 편지를 주고 받은 적도 없는 완벽한 짝사랑이다. 이러한 사랑으로 그는 계속 까뮈를 통독하고 그에 대한 자료를 소집한다. 까뮈가 1960년에 갑자기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 후에도 계속 까뮈의 대한 자료를 소집하고 반세기를 보낸다. 그러다 1995년 까뮈의 딸인 카타린느가 아버지의 미완성인 자서전적 장편소설, “첫번째 남자” (Le Premier Homme)를 출판하게되고 이것을 계기로 엘리자베스 하우스는 이 전기를 완성시킬 용기를 얻어서 출판하게 된다. 이것을 읽으며 나는 다시 17살 소녀로 돌아가서 처음 까뮈의 “이방인”을 읽고 가슴이 딱딱하게 굳어 버렸었던 기억을 한다. 그후 대학시절에 읽었던 까뮈의 저서들, 그중에 특히 페스트 (La Peste) 는 그당시 나에게 큰 임프레션을 남겼고, 싸르트르와의 충돌과 절교를 알게 된 후에는 싸르트르의 저서는 반감을 갖고 읽게 되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10대,
    20대에 읽은 그의 저서를 얼마나 이해 했었던가 세세한 기억은 없고 그저 가슴이 딱딱하게 굳었었던 기억, 얼마 동안 멍하게 말 못하고 있었던 기억 뿐이다. 그래서 책은 나이 들면서 몇번이고 다시 읽어야 되는가 보다.

    까뮈는 삶의 근본적인 부조리 안에서 도덕성을 주장한다. 아내를 사랑하였지만 그에게는 여자가 많았다. 이것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질책을 받았고, 자신도 많은 갈등에 시달렸다. 그는 축구를 무엇보다 사랑했으며, 에디트 피아프(Edith Piaf)의 노래를 좋아했다. 17세에 걸린 폐병으로 늘 죽음에 직면하고 살았으며 종종 한번에 몇달씩 요양소에 가서 치료를 받거나 시골 요양지로 가서 고독한 회복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1949년에는 근 2년간 요양지에서 혼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 전기를 읽으며 나를 가장 마음 속 깊이 느끼게 한 것은 까뮈의 노벨상 수상연설이다. 이 연설에서 나는 인간이 가져야 하는 자신에의 태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고, 이에 늘 대응해야하는 인간으로서의 paradox와 이에 대한 우리들의 선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까뮈가 노벨문학상을 탄 1957년도는 꺄뮈에게는 가장 힘든 시기였다. 그 당시의 까뮈는 “writer’s block”에 들어가서 글쓰는 데에 자신을 잃었었고, 아내인 Francine는 우울증에 심하게 시달리고 있었다. 물론 까뮈는 그녀의 우울증에 크게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나아가서 까뮈의 알제리아 독립투쟁에 대한 중립적인 태도는 좌파와 우파 모두에게 질책을 받는 요인이 된다. 알제리계 불란서인 (Algerian French)으로서 그가 가장 사랑 했던 어머니가 아직도 고향인 알제리아에서 계속 살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에게 알제리아는 자기 자신이기 때문에 그는 피흘리는 투쟁이 없는 평화로운 결과를 원한다. 하지만 이것은 정치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가져다 주는 근원이 되고 까뮈 자신이 자신의 무기력을 깊게 느끼면서 노벨상을 타게 된 것을 그냥 기쁨으로만 받아 들일 수가 없다. 이러한 상태에서 그는 수상 연설에서 예술인의, 작가의 책임을 추궁한다.

    엘리자베스 하우스의 까뮈전기는 나에게 이미 몇년전에 자동차로 한번 누빈적이 있는, 불란서 남부의 까뮈가 사랑헀고 제2의 고향으로 여겼던 루베롱 지방을 다시 찾아보고 싶게 하고, 까뮈에게 팬 레터를 보내고 싶게 한다. 그가 살아 있다면 올해 97세일 것이다. 50년전보다 더 깊은 부조리 (absurd) 안에서 안간힘을 써야 되는 21세기의 현대인을 그는 더 예민한 눈으로, 하지만 더 애절한 눈길로 보면서 더욱 마음 깊게 동료애를 느끼면서 계속 얘기를 해주었을 것 같다.



Edith Piaf - Non, je ne regrette rien (아니, 나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는다)



~ 霧城 ~


  • ?
    김창현 2010.07.08 01:03
    프로방스의 루르마렝서 수선화꽃에 파묻혀 잠들어 있는 까뮈가
    霧城의 초대로 죽은지 꼭 반세기만에 우리앞에 왔군요.
    재즈에서 클래식으로, 또 英詩의 세계에서 황동규까지 넘나드시는
    金교수의 관심은 그 끝이 어디인지 모르겠습니다. 부럽습니다.

    흔히 프랑스 실존주의 문학의 세거장을 말로, 사르트르, 까뮈를 꼽는데
    그중에서도 까뮈는 가장 밑바닥 민중계급 출신 입니다.
    아버지는 호텔 와인 저장실 노동자였고 어머니는 스페인系, 문맹 이었습니다.
    알제市 대표적 빈민가인 바벨-우에드에서 자란 그를 우리는 pied-noir라고 부릅니다.
    직역하면 <까만 발>인가요. 그러나 까뮈는 말로처럼 조상을 부끄러워 하지는 않았습니다.
    조상이 해적 출신에다가 증조부는 고등어 잡다가 익사한 어부이고 연관공, 구두수선공등인
    선조가 부끄러워 말로는 조부는 됭케르크시장을 역임했고 아버지는 석유대리점을 했다고
    우겼지요.

    까뮈의 일생을 규정짓는 단어는 아마 폐결핵과 기자란 직업입니다.
    저하고 겹쳐지는 것이라 무척 저도 애착을 가졌던 작가인데 아깝게도
    마흔여섯인가 자동차 사고로 요절 했습니다.
    개천에서 용 난다고 그래도 까뮈는 알제리대학을 졸업하고
    교수자격시험까지 통과 했는데도 폐결핵환자라고 임용거절 당했습니다.
    그래서 얻은 직업이 기자였습니다.
    <공화주의 알제>에서 일하다가 공산주의자들이 운영한다고 정간되어
    <공화주의 석간>으로 옮겼으나 그마져 정간. 파리로 왔지요.

    까뮈는 사르트르와 상극 이었습니다. 프랑스 지성계에는 서로 으르렁거린
    사이들이 많았지요. 파스칼과 몽테뉴도, 또 끄로델과 발레리도 엄청 어르릉 했습니다.
    스물다섯살때 까뮈가 자기가 일하던 <공화주의 알제>에 사르트르 <구토>에 대해
    글을 쓴게 첫 교류인데 사르트르도 5년뒤 <남부수첩>이란 잡지에 20페이지 짜리
    <이방인>에 대한 호평을 쓰고 그랬지요. 서로 아낌없이 전폭적 지지를 한것은 아니고
    '그렇지만 si' 이라거나 '그러나 mais'라는 토가 붙는 글들 이었습니다.
    얼굴을 처음 서로 본것은 1943년6월 사르트르의 극<파리떼> 총연습장인걸로 알려졌습니다.
    이때 이후 둘사이는 장미 빛 시대였는데 까뮈가 <반항아 L'homme Revolte>를 쓰고
    갈라집니다. 사르트르 꼬붕 프랑시스 쟝송이 포문을 열지요. 이걸 사르트르는 미리 까뮈에게
    예고까지 하는 예의를 지켰는데 까뮈는 직접 그글이 발표된 <현대>지의 편집자 사르트르에게
    <주간님께>란 글로 직격탄을 날리지요. 그게 1952년 8월호 지상입니다.
    이 설전은 '까뮈씨, 그 무슨 조화이기에 당신의 작품에 의의를 제기하면 인류에게서
    존재이유를 빼앗게 되는건가요. 우리의 우정은 수월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 우정을 아쉬워
    하게될것입니다.'라고 쓴 사르트르의 글로 끝을 맺습니다.

    5년뒤 1960년 1월 4일 까뮈는 출판사 주인 미셸 갈리마르가 운전하는 Facel Vega를 타고 프로방스
    루르마렝을 달리다가 프라타나스 가로수를 박고 즉사 합니다.
    1월7일 사르트르는 '까뮈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그 사고를 나는 충격이라고 부르고자 한다'로
    시작되는 길고 긴 철학적 애도사를 발표 하므로 두사람의 이승에서의 인연을 결산합니다.

    제 십대 후반 프랑스 문학을 한답시고 <이방인 L'Etranger> 한권을 외워 보겠다고
    낑낑데던 때가 어제 같습니다.
    르 몽드가 출현 하기전 <전투Combat>를 통해 전후 프랑스 언론계를 모리악과 함께 주름 잡던 까뮈의 영전에
    한없는 존경의 말씀을 올립니다.-----------씨야
  • ?
    김혜숙 2010.07.09 03:05
    <이방인>을 불어로 외울수 있는 창현씨가 무척, 무척 부럽고 샘 납니다. 까뮈를 존경하는 동지 이군요!
  • ?
    Ashley_Ark 2012.07.02 20:45
    It makes sense about not continuing with "business as usu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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