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열린게시판 > 열린게시판
 
2005.08.18 10:31

노변의 향사

조회 수 24906 추천 수 2197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Extra Form




                                      (메 꽃)

      노변의 향사

      날씨가 조금 선선해지자 간간히 풀숲에서 귀뚜라미 소리가 귓가를 간지른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비가 온 후라 그런지 매미소리도 뜸하다.

      절후의 변화를 먼저 감지 했는지 요즈음 모기가 여간 극성이 아니다
      한번 물린 자욱은 물파스나 (계관)을 바르지 않으면 여간해서 갈아  
      앉지않고 계속 근지러움에 긁적 거려야 한다.^^

      아파트에는 워낙 층이 높아서 그런지 별로 모기의 습격을 못 느꼈는데....
      이곳 아들이 사는 개인 집은 바로 앞에 정원이 있는 탓인지 요즈음은
      매일 매일 모기와의 전쟁으로 잠을 못 이룬다.

      여행을 다녀온후 얼마 동안  이곳에 머무르고 있는 중이다.
      언젠가 부터 나무가 너무 커져서 온 마당에 그늘이 지니 잔디가 모두
      사그러져 죽어서 그 자리에 키가 낮고 둥근 주목이나 영산홍, 야생화를
      모두 심어 놔서 이제 잔디는 없다.

      예전에 마당에 잔디를 심었을 때에는 잔디 사이에 난 잡초 뽑은것과 잔디
      깍은것들을 설 말려 놓은것을 저녁을 먹고 난후 매일 초저녁이면 대문안
      조금 빼꼼한 곳에 쌓아 놓고 모기불을 짚이면 그 풀 타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며 바람결 따라 연기가 머리를 풀어 헤친것 같이
      사방으로 퍼지면  눈이  따거워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 피하면서 덜 말랐던
      풀이 타면서 내는 그윽한  연기 내움의 향기란,... .
        
      그 연기에 모기는 맥을 못추고 몽땅 도망 가버리고.....
      내가 어릴 때 어쩌다 여름방학때 놀러갔던 시골 큰집이나 외가집에 대한
      향수도 불러 일으키고,...

      저녁나절 집집마다 밥짓는 굴뚝에서 솟아 오르던 보리짚 타는 연기따라
      내움이 온 마당 가득히 낮게 퍼지던 시골집.... .
      그 광경을 멀리 좀 높은 산모롱이에서 내려다 보면은 집집에서 펴오르는
      연기는 더 낭만적이고 정겹다. 얼른 달려 가서 그 아늑한 품에 안기고
      싶은 생각이 들곤 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시절 아직 어릴때이니 모기 불 주변에 뫃여
      앉혀놓고 그날 하루 중에 일어 났던 이런 저런 이야기로 꽃을 피우면서 ....
      너무 불울 휘저으면 불길이 일어나서 연기가 없어지니 효과도 떨어 지고.
      `불장난 심하게 하면  너 밤에 오줌싼다` 고 놀리기도 하고....

      조잘조잘 대던 그 여운이 아직도 귓가에 살아서 맴도는데 아이들은 커서
      이미 어른이 되어 있고 부모인  우리는 너무나 나이가 많아 졌다.

      이렇게 모기에게 시달리면서 잠 못 이루는 밤에 왜 고등학교 시절 우리가
      국어 교과서에서  배웠던 노변(爐邊)의 향사(鄕思) 모양으로
      또 다른 그리움들이  
      모기한테 물리면서 괴로운 이 밤에 생각 나는건 어인 일일까?

      2003년 8월 19일 씀
                                
                                       2005년 8월 17일  이 용분( 7 )





  
  • ?
    pure green 2013.09.19 13:09
    doing something else like buttering your toast or staring into space while it
  • ?
    green coff 2013.09.19 13:09
    not replaced by newer varieties owing to the continuous upheavals of Guatemala
  • ?
    green coff 2013.09.19 14:07
    higher quality seeds than was the norm at the time. He was a trainer and supplier to the founders of Starbuck
  • ?
    Mzkpytnzxy 2013.10.03 04:11
    For anyon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645 영화 '카핑 베토벤' 마지막 장면 다시보기 (12:43) 5 이태식 2007.12.19 25346
10644 어느 날 하루는 여행을 12 안장훈 2009.01.15 25320
10643 동문들이 모두 이랬으면 3 이현순 2008.09.29 25249
10642 Democratic party will win in Nov. 4, 2008 for a better nation in the world. 8 choi, inkap 2008.10.09 25186
10641 난데 없는 농담 한마디<70> “아휴~~! 너무 너무 아파서 일년 동안 못 걸었쟎어~~~” 8 맥 선 2009.05.05 25072
10640 고우영의 '만화 삼국지' (2) 5 일 마레 2008.03.09 25059
10639 석공 (石工) 과 정치인 (政治人) 3 玄 岡 2007.03.18 25057
» 노변의 향사 4 Skylark(7) 2005.08.18 24906
10637 카나다의 <7대 불가사의> 1 이희복 2008.06.10 24900
10636 바리톤 Hvrostovsky가 붉은 광장에서 부르는 러사아 민요 - 카츄샤 / 백 학 / 검은 눈 4 이태식 2007.03.31 24899
10635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 選 (3월 10일 공지에서 내림 - 운영자) 5 허영옥 2008.01.20 24879
10634 가을이 오는 소리 2 윤형중 2008.08.31 24875
10633 조수미의 행복한 영화음악 'Be Happy' 9 이태식 2007.01.23 24865
10632 [Photo & Music] 러시아의 볼가강 / 볼가강의 뱃노래 4 안장훈 2007.07.02 24786
10631 고운사의 호랑이 5 쇠방울 2003.03.12 24768
10630 ' 청 춘 처 럼 - ' 7 Daisy 2006.03.08 24756
10629 ♣ 길 떠나는 가족 ♣ [이중섭 ] 2 이태옥 2008.08.30 24724
10628 좋은 친구 3 이명숙 2009.01.27 24535
10627 와인 전문가로 이름 높던 故 이석기 동문의 글 / "한국 와인 문화 꽃피우기" 4 김창현 2008.11.19 24460
10626 비 오는 날 듣고 싶은 노래 'Rhythm of the Rain' - The Cascades [동영상] 3 이태식 2007.03.31 2443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37 Next
/ 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