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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편지
- 李閨豪 -



Chopin Nocturne in C minor opus 48-1
Artur Rubinstein (피아노)


『가을 편지』
- 李閨豪 -

친구여, 이 가을 한낮 자네에게 쓰는 便紙는 온통 물빛 기다림이라네. 새털구름이 나지막이 깔린 자네의 그 큰 눈동자를 맴돌다 온 새떼를 만나는 일도, 이제는 또 한올 두올 흰 머리가 점점이 무늬 놓는 자네의 그 검은 머리칼을 맴돌다 온 淨한 바람을 만나는 일도 참 그윽한 그리움으로 흐르는 물빛 奇別이라네. 누에치기 가슴, 세월이 가면 갈수록 그 터가 넓어지는 누에치기 가슴, 때로는 그 뽕잎이었다가 때로는 또 누에고치 그 희디흰 집이 되기도 한 세월, 그 세월의 모든 마디마다 우리는 한몸 같지 않았던가 한몸이지 않았던가. 그래, 이 가을 한낮 자네에게 쓰는 便紙는 역시 아직도 많이 남은 그 물빛 기다림일 수 밖에 다른 安否는 아무 것도 있을 수 가 없네.

가을 바람은 그리움을 몰아 온다. 곁을 떠난 이들, 멀리 있는 이들 - 하하하-호호호의 웃음, 잔잔한 미소, 따뜻한 대화, 열열한 토론, 너무 기뻐서, 너무 슬퍼서 함께 흘린 눈물, 정겨운 몸짓, 함께한 시간. 그리움으로 가을이 깊어 갈 것이다.

~ 霧 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