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늙은 릭샤꾼

by 이길룡 posted Apr 1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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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이길룡입니다.
    늙은 릭샤꾼 *정희성* 딱히 어디로 가자고 한 것도 아니었다. 늙은 릭샤꾼은 힘에 겨운 듯 야무나 강변에 나를 내려놓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강 건너편으로 죽은 자를 위한 화려한 집 타지마할이 한눈에 들어오고 강 이쪽은 눈길을 주기가 민망할 빈민들의 거처였다 이 묘한 지점에 나를 세워두고 어쩌자는 것일까 나는 늙은 릭샤꾼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는 나를 향해 서있었지만 나를 보고 있지는 않았다 그의 눈길은 나를 지나 내 뒤의 무엇을 향해 있었는데 퀭한 눈으로 그가 건너다보는 세상이 어떤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깨 너머로 노을이 지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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