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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장 [사위 이야기]
옛날 忠淸道 어느 시골, 忠州에서도 江原道 쪽으로 한참을 더 들어간 외진 산골 마을에서 일어난 이야기이다. 그 동네에서는 제법 내노라하는 부자집 金老人께서 드디어 세상을 뜨셨는데, 워낙 子孫이 귀한 집안인지라 남은 後孫이라고는, [여자 식구는 아예 처음부터 계산에서 빠지지만] 둘째 부인인지 셋째 마누라에게서 낳은 어린 아들 하나에, 첫째 부인 소생인 시집간 딸 하나, 그리고 사위가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이런 경우에 財産 相續 問題 때문에 남은 식구들간에 갈등이 생길 것은 뻔한일, 이를 염려해서였든지 아니면, 어떤 先見之明이 있었든지 간에, 金노인은 미리 遺言狀을 만들어 놓았다.
내용인즉,
六十生男非吾子 家産什物與壻他人勿侵
사위가 읽고 나름대로 해석해 보니,
나이 육십에 아들을 낳으니, 내 아이가 아니로다.
집과 재산 모두를 사위에게 물려주노니, 다른 사람은 넘겨보지 말지니라.
사위는 오래전부터 별 볼일 없는 妻家宅 뒤치닥거리가 큰 걱정거리였는데,이제는 생각지도 않든 많은 財産을 물려 받게 되었으니, [婦人을 하늘같이 떠 받들고 잘 모셨는지는 모르겠으나], 더욱 열심히 일하고 더 富者가 되었다던가. . .

제이장 [아들 이야기]
한편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채 孤兒 신세가 되어버린, 金老人의 어린 아들 솔이는 시집간 누이집에서 자라게 된다. 그럭저럭 어린이는 少年이 되고, 때가 되어 동네 書堂에서 글공부도 하여, 千字文을 마치고 明心寶鑑을 거쳐 小學 까지도 읽게 되었다.
그런데 솔이는 동네 사람들에게서 이상한 소문을 듣게 된다. 얘기인즉 그동안 더부살이로 지내고 있던 그 집과 財産이 원래 돌아가신 金老人의 遺産이기 때문에, 말하자면 모든 財産은 당연히 김노인 아들인 솔이가 물러받았어야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이제는 제법 事物을 分別할 수있을 정도로 자란 少年,  松이는 돌아가신 아버지 遺産을 다시 찾아야겠다고 作心을 하게 된다. 한데 아무리 가까운 피붙이,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어머니를 대신하여 어린 동생을 보살펴주고 키워준 누이라 할지라도, 아무리 事理가 분명한 姉兄이라고 한들, 그 財産을 어디 그렇게 순순히 돌려줄 것인가. . .
궁리끝에 少年 金松은 이웃 고을 원님을 찾아가 訟事를 내게 되었다. 요즈음 식으로 얘기하자면, 소위 親子確因訴訟 및 財産權返環請求訴訟과 같은 民事裁判이 되는 것이다.

제삼장 [訟事 이야기]
金松 少年이 일으킨 訟事는 고을 원님의 손을 떠나 忠州 牧使에게로 넘겨졌다. 그때까지 松이를 열심히 쫗아다니며 적극적으로 도와준 동네 사람들, 죽은 金老人과 솔이는 서로 ‘발가락이 닮았다’면서까지 父子之間이 틀림없다고 열심히 원님에게 證言을 했든 마을 사람들도, 사위가 갖고 있다는 金老人의 遺言狀 소문을 어디서 들었는지, 忠州까지 가기는 길도 멀고, 농사일에 바쁘다는 핑계로, 忠州 牧使께 證言하러 나서기를 모두들 꺼려했기 때문에, 불쌍한 松이는 또다시 외톨이가 되었다.
요즈음이라면야 遺傳子 鑑識에다 遺言狀 眞僞 與否까지 물고 늘어지는, 꽤 재미있는 節次도 없지는 않겠으나, 옛날 忠淸道 사람들은 모두들 순박했든지라 이것 저것 모두 省略되고, 빛바랜 金老人의 遺言狀은 드디어 忠州 牧使 손에 들려 졌다.
忠州 牧使는 목청을 가다듬어 읽어 내려간다.
六十에 生男하니 非吾子라, 家産什物을 與壻하니, 他人은 勿侵하라.
이 遺言狀에는 모든 財産을 사위 앞으로 넘긴다고 쓰여 있는데, 어이하여 松이는 自己 財産이라고 우기는고?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가? 忠州 牧使의 말은 매우 부드러웠다.
불쌍한  松이는, 외람된 말씀이오나, 그 遺言狀은 분명히 아버님께서 아들인 不肖 小生에게, 아버님 財産을 모두 넘겨 준다는 內容이오니 . . .
忠州 牧使 曰, 네 이놈 누구 앞이라고 감히 그 따위 妄發을 하는고,..
松이가 대답하기를, 아버님 遺書를 不肖 小生이 一讀할 機會를 允許해 주시기를 바라옵니다.
忠州 牧使가 허락하니, 松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六十에 生男인들 非吾子리오, 家産什物을 與하니, 壻는 他人이라. 勿侵하라…
이를 解釋하면,
나이 六十에 아들을 낳았다고 해서, 내 아들이 아닐소냐,
집과 財産 모두를 넘겨 주노니, 사위는 他人이라. 손대지 말지어다.

제사장 [判決 이야기]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모두 口傳으로 내려왔기 때문에, 不明確한 부분에 대한 考證이 사실상 不可能하다. 예를 들어 이 訟事의 判決 內容이 그러한 부분인데, 얘기를 마저 끝내지 않고, 不幸하게도 話者께서 세상을 뜨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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