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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빗소리를 듣다.

대지를 먹이는 어미의 소리.

저 소리는 대지를 어머니로 바라보았던 인디언의 깊고 아름다운 영성과 닮았다.

대지와 자연, 그리고 무엇보다도 '위대한 영혼'(Great Spirit)을 아주 가까이에서 고상하게 숭배하던 아메리카 인디언들.

스스로를 '붉은 사람'이라 부르며 늘 겸허한 자세로 자연과 친화하며 살아온 토착 아메리칸들.

노자와 장자의 '귀의자연'을 따로 말하지 않으며

그저 그렇게 자연의 일부로 스스로를 내맡기며 살아온 아메리카 원주민들.

지혜를 따로 구하지 않으며 지혜를 몸소 실천해 살아온 아메리카 대륙의 주인공들.

이 널리 깨인 얼들이 서로 나누며 살아온 지혜를 묶어 열 가지 계명으로 정리해 본다.

 

1. 대지는 우리의 어머니, 그 어머니를 잘 보살펴라.

 

만물을 보듬는 지구의 맥박이 곧 나의 맥박임을 알라.

대지를 어루만지는 그 고요한 맥박이 곧 나의 실존임을 알라.

대지를 공경하라. 잘 보살펴라. 절대로 훼손하지 말라.

'위대한 영혼'의 반려자인 어머니 대지를 정성으로 보살펴라.

 

2. 그대의 모든 관계를 공경하라.

 

나무와 동물과 새들, 그리고 벌레와 나비와 곤충들, 그리고 달과 별과 주위 사람들,

이 모든 관계가 바로 하나의 커다란 거미줄이다.

'생명의 거미집'(Web of Life)은 우리 모두가 짜는 하나의 거대한 연결고리이다.

관계란 나의 거울이다. 모든 관계 속에서 나를 보며, 내가 바로 그 관계임을 알고 공경하라.

 

3. 그대의 가슴과 얼을 '위대한 영혼'께 활짝 열어 놓아라.

 

이 세상 만물은 제각기 작은 혼을 갖고 있다.

하늘도 구름도 달도, 나무도 풀도 돌도, 그리고 모든 짐승과 사람들 모두 제각기 자기 혼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혼은 저 위대한 영혼으로부터 온 것이다.

잠시도 잊지 말고, 늘 위대한 영혼 곁에 머물며 올바르게 행동하라.

 

4. 모든 생명은 고귀하다. 모든 존재를 공경하라.

 

생명은 빛의 발현이다. 태초에, '생명의 북'이 '세상의 리듬'을 만들어 냈다.

우리 모두는 그 생명의 북이 치는 장단에 맞춰 생명의 빛 속에 춤추는 고귀한 존재들이다.

어느 생명도 귀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 무엇, 그 누구에게도 절대로 해를 끼치지 말라.

 

5. 대지로부터 꼭 필요한 것만 취하고 그 이상 얻어내지 말라.

 

땅은 우리의 요람이다. 대지는 우리의 어머니이다.

어머니는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이미 잘 알고 계신다.

이 땅의 모든 거룩한 존재들을 위해 젖과 꿀을 아낌없이 내어놓는 어머니로부터 꼭 필요한 만큼만 취하라.

그리고, 늘 서로 돕고 친절해라.

 

6. 만인의 공동선(共同善)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하라.

 

나의 작은 이기심을 넘어 우리라는 공동체를 위해 아낌없이 땀흘려라.

'생명의 거미집'은 각자의 부지런함으로 더욱 견고하고 풍요로워진다.

 

7. 새 날이 밝을 때마다 늘 위대한 영혼께 감사기도를 올려라.

 

아침에 눈떠서 해 뜨는 것을 보며,

내 들숨과 날숨 속에 늘 함께 하는 그 위대한 영혼의 맥박에 감사하라.

생명의 북을 울려 세상의 리듬을 고르게 하시는 주(主),

그 위대한 영혼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한시도 놓치지 말라.

 

8. 오직 진실을 말하고 남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말만 하라.

 

말은 맥박의 발현이다. 말은 씨앗이다.

가능하면 침묵으로 일관하라. 깊은 감사와 공경 속에 침묵하는 법을 배우라.

하지만 꼭 말이 필요할 때에는 오직 진실을 말하라.

그리고 타인의 안녕과 번영을 위한 말만 하라. 남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다.


9. 자연의 리듬을 따르라. 해와 함께 일어나고 잠들라.

 

나는 작은 자연이다. 자연이 고스란히 들어와 있는 것이 바로 나의 존재이다.

해가 뜰 때 일어나고, 해가 질 때 잠들라. 해는 어머니 대지를 비추는 위대한 영혼의 거울이다.

해와 대지의 리듬에 순응하여 몸과 마음을 순화하라.

 

10. 삶의 여정을 만끽하라. 그러나 삶의 흔적을 남기지는 말라.

 

나의 위아래, 나의 앞뒤에 찬란하게 빛나는 아름다움 속을 걸어라.

알고 보면 모든 것이 아름다울 뿐. 아름다운 세상을 아름답게 살라.

위대한 영혼의 북 장단에 맞춰 신나게 노래하고 춤추어라.

그렇게 살다가 위대한 영혼의 품안으로 다시 돌아갈 때, 굳이 발자취를 남기려고 하지는 말아라.


- 최정화,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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