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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30 00:32

<1Q84>를 읽고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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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릇 소설가는 자기 작품을 해석 해서는 안된다. 해석하고 싶다면 처음부터 소설을 쓰지 말아야 옳다. 소설속에는 수많은 해석을 불러와야하는 단초가 묻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가가 자기작품을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고결한 취지를 가로막는 녀석이 하나 있으니 그게 바로 소설의 제목이다. 제목이 주는 선입견 때문에 작품을 읽기전에 이미 작품을 해석하고 수식해버리는 편견을 갖는것을 우리는 숱하게 본다. 예를 들면 <영혼속의 죽음 La Mort dans l'ame>이라는 사르트르 소설의 제목에서 우리는 실존주의 소설의 특이한 분위기를 이미 읽고 들어가고 <적과 흑>이라던가 <전쟁과 평화>라는 제목이 환기 시키는 관념에서 독자는 자유로울수가 없는것이다. <로빈슨 크루스>라던가 <데이비드 카퍼필드>처럼 작중인물의 이름을 달면 무난할것 같다. 그러나 한없이 갓길로 빠져버린 부성애로 자신은 물론 딸들의 장래까지 망처버린 발자크의 <고리오 영감>속에는 어디 고리오 하나 뿐인가? 라스티냑이나 보트랭, 혹은 콜랭은 어찌 할건가. 뒤마처럼 4총사를 그리며 버젓이 <3총사>라는 제목을 다는 배짱은 어디서 왔는지 궁금하다. 움베르트 에코 같은 친구는 그 유명한 소설 <장미의 이름>을 처음에는 <수도원의 범죄사건>이라고 제목을 붙였다가 고심 끝에 베르나르의 <속세의 능멸에 대하여 De contemptu mudi>에 나오는 싯구에서 따온 <장미의 이름>으로 바꾸었다. 그는 독자들의 관심이 미스테리에만 쏠리고 액션으로 가득찬 황당무계한 소설로 오인 받을까바 염려를 한것이다. 그런데 년전 발표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는 뭔가? 참 생경한 제목의 하나였다. 얼핏 조지 오웰의 <1984년>이 즉각 연상된다. 원래 나는 이 무라카미란 작가를 좋아 하는 편은 아니다. 1979년에 그가 쓴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영어로 먼저쓰고 자기나라말인 일본말로 번역 해가며 비로소 자기자신의 소설문체를 확립했다니 그저 놀랐을 뿐. 하기사 나중에 프린스턴 대학에서 영어로 일문학을 몇년 강의하는것을 보면 일문단에 손꼽는 몇안되는 수재임에는 틀림없다. 내가 과문해서 그런지 일본에서도 지노 보시(于野帽子) 정도는 되어야 파리 7대학서 프랑스어로 일본근대소설을 강의 한다. 아 참 한국에도 수재가 있다. “아! 아! 컴퓨터와 Sex만 할수 있다면”하고 노래를 하는 최영미가 년전 UC Berkeley서 영어로 한국시 세미나를 주재했지 아마. 이세상이 다 좋아하는 무라카미를 나혼자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이유는 여기 저기 보물을 숨겨놓고 나보고 찿아보라며 내려다보고 있는 그 시선이 좀 거북해서다. 그의 작품은 우선 대추나무 연 걸리듯 얼키 설키 걸려있다. 그걸 유식하게 표현하면 꼬타리(Pre-text)라고 말해야 하나. 그의 초기 삼부작 이라고 일컫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3년의 핀볼> <양을 둘러싼 모험>등은 작가 자신의 대학 다닐때 전공투(全共鬪) 체험을 하면서 상실한 것들에 대한 체념과 허무가 공통분모로 깔려있다. 보아하니 와세다를 7년씩이나 다녔다니 청춘에 대한 회억이 깊게 잠들어 있는 세월 이었겠지. 등장인물도 같은 이름이나 혹은 철자순서를 거꾸로 쓰며 여기 얼굴 내미는가 하면 다른 작품에서도 이름을 드러낸다. 남자주인공 덴고를 돈으로 매수할려고 시도하던 우시카와는 <1Q84> 3권에서 당당히 별도의 章으로 이름을 달고 등장하는데 <태엽감는 새> 에서는 와타야 노보루(綿谷 昇)의 비서역으로 이미 이름이 올라있는 인물, 두소설에서 다 악역 이다. 이런 문맥을 모르면 무라카미를 읽었다고 명함도 못내민다. 재즈카페를 열어놓고 노닥거리던 그가 서른살인가 <양을 둘러싼 모험>을 들고 등단한 이후 장편만 해도 14편(이중 2편은 넌 픽션 소설)인가 써내면서 지뢰밭처럼 자기소설을 엮어 놓았다. 또 2009년 예루살렘상 수상만 보아도 얼핏 노벨상을 툇자 놓은 사르트르가 생각나 지성인으로서 처신을 곰 씹게 된다. 이스라엘이 가자를 침공하여 세계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을때 모든사람들이 그상을 당연히 거절할거라 기대했지만 유유히 찿아가 자기는 악을 향해 계란을 계속 던지는 약자의 편에 설것이라며 <벽과 계란>이란 연설을 했다. 이스라엘로 봐서는 그 시기에 서구작가를 초청하면 틀림없이 거절을 해서 챙피를 당하거나 아니면 수상연설에 이스라엘을 호되게 까는것은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무라카미는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입장을 살짝 비껴나면서 자기는 계란을 던지는 편에 선다고 말함으로써 일본에서는 당당하게 이스라엘을 비판했다고 격찬을 불러오고 Jew들이 좌지우지하는 노벨클럽 열쇠도 거머쥘수 있는 눈도장도 받은 셈이다. 일본사람들의 판단으로는 예루살렘상을 받은 작가들은 대게 노벨상을 받게 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 무라카미는 2006년에 <프란츠 카프카 賞> 까지 받지 않았던가. 카프카상은 노벨상을 물고온다고 보는것이다. <1Q84>도 참 복잡한 소설이다. 엄연히 1984년의 일본 이란 현실이 있고 또 <1Q84>란 가공의 틀을 설정 하므로 그는 Parallel world를 구축하고 시스템에 대한 저항을 나타낸다. 그 시스템이란게 무라카미가 이야기 하는 계란을 던저야할 벽인 것이다. 그런데 오웰이나 무라카미는 왜 하필이면 1984년을 들고 나올까? 물론 무라카미가 숫자 중간에 끼워넣은 Q가 <阿Q正傳>에서 따온거라거나 구라하시 유미꼬(倉橋由美子)의 장편소설 <스미야키스트 Q의 모험>에서 유래된것 아니냐는 설도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소수의 주장일 뿐이다. 거의 모든 평론가들이 오웰의 <1984년>에서 온거라고 해석 한다. 오웰이 출판인 프레드 워버그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처음에<유럽의 마지막 인간> 이라고 제목을 달았다가 이소설을 집필한 년대인 1948년에서 끝자리 두 개를 바꿔 48을 84로 해버렸다. 그 사이 36년이란 세월은 우리에게나 뇌리에 박혀있는 숫자지 오웰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는 숫자다. 스탈린이란 괴물이 지상을 횡횡하는것에 대한 비판이라고 해석 하면 무지 무지한 반공선전 도구 노릇은 톡톡히한 소설 임에는 틀림이 없다. 평론가 아이작 도이처는 이소설을 읽으면 볼셰비키들의 머리위에 원자탄을 퍼부어 버릴 이유가 나온다고 외치지 않았던가. 물론 오웰 이전에도 우리는 헉슬리나 에브게니 자마찐의 <우리들> 같은 안티 유토피아 소설을 읽었다. 나도 젊은날 Huxley의 를 읽고는 소설을 쓴다고 나서는게 얼마나 멍청한 짓인가 실감했다. 소설 <우리들>의 스토리는 은인에 의해 지배되는 단일국에서 사생활과 사고력을 모두 박탈 당하고 철저하게 관리되는 미래를그리고 있는데 오웰의 <1984년>에 더 가까운 작품이다. 그런데 우연이랄까 스탈린에 의해 희생된 소련의 농업경제학자 알렉산드르 차야노프의 <우리형제 알렉세이의 농민 유토피아국 여행기>도 1920년에 쓴것이지만 시대설정은 1984년으로 되어 있다. 이 모든 것이 우연인가? 나는 모르겠다. 무라카미가 1949년 1월12일에 태어나고 오웰은 꼭 한해뒤인 1950년1월12일 죽었으니 뭔가 운명의 장난이 있긴 있는 모양인데.... 도무지 내 鳥頭 가지고는 짐작이 안간다. 그런데 더 이상한것은 무라카미의 소설로 낙양의 지가를 올렸던 <태엽감는 새>란 소설도 1984년에 이야기가 시작 된다. 아마 무라카미란 작자의 뇌리속에는 1984가 화인처럼 새겨져 있나보다. Q와 9가 일본말로 발음이 같으니 1Q84나 1984는 둘다 발음이 ‘이치 큐 하치 욘’ 이다. 겁나게 중층구조고 Parallel world다. June 14, 2011 씨야 (이글은 한번 올렸던 것인데 대폭 고쳤 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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