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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30 00:34

<1Q84>를 읽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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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은 제목을 오웰의 <1984년>에서 빌어왔다면 주제는 옴진리교 사건 같아 보이지만 꼭 그렇다고는 보기 어렵다. 옴진리교는 무라카미가 집착하는 년도인 1984년에 ‘옴의 모임’이란 요가도장에서 출발한 신흥 종교단체다. 이미 그는 <언더그라운드>라던가 <약속된 장소에서 언더그라운드2>란 제목의 장편들에서 옴진리교 문제를 넌픽션 소설로 다루었다. 그래서 우리는 <1Q84>가 옴진리교를 모델로 해서 쓴것 아닌가 하는 기시감을 갖는것이다. 옴진리교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싶이 1995년에 지하철 사린 사건을 일으킨다. 교주 아사하라 쇼코는 신성법황이라 자칭하며 죽은자의 목소리를 들을수 있다고 공언을 했다. 또 신경가스인 사린을 지하철에 무차별 살포, 12명이 죽고 5천여명 이상의 부상자를 발생 시켰다. <1Q84>속에서 종교단체는 선구(先驅)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1Q84>는 옴진리교와 거의 가까운 이야기라고 하기 보담 오히려 민속학의 세계적 고전인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卿의 <황금가지>와 일본 민속학의 아버지라고 일컷는 오리쿠치 시노부(折口信夫)가 천황제의 속성을 규명한 <大嘗祭의 本意>에 바탕을 둔 소설로 보는게 타당하다. “그 시대의 왕이란, 사람들의 대표로서 ‘목소리를 듣는 자(者)’였기 때문이야. 그런자들이 스스로 나서서 그들과 우리들을 연결하는 회로가 되었지. 그리고 일정 기간이 지난뒤에 ‘목소리 듣는 자’를 참살하는것이 공동체에게 빼놓을 수 없는 작업이었서”(1Q84, 권2 p241) 위의 소설구절 인용은 <황금가지>속에서 왕을 규정하는 서술이나 오리쿠치의 <大嘗祭의 本意>에서 일본천황을 규정하는 내용과 동일 하다. 왕이란 신의 목소리의 receiver로 기능하지 존재하는것 만으로 능력이 발휘 되는것은 아닌 것이다. Perceiver, 즉 인식자가 필요불가결 하다. Perceiver가 receiver에게 신의 목소리를 전달하는것이다. 1928년 발표된 오리쿠치의 저술 속에서는 천황을 미코도모치(御言持)로 정의 한다. 미코도모치는 말씀을 전달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말씀이란 필경 처음으로 그 뜻을 발한 신의 말, 즉 신언(神言)이다.오리쿠치의 해석은 천황은 천상세계 신들의 목소리를 들을수 있는 인간이며, 신의 목소리의 상징이라고 까지 말한다. 그의 미코토모치論은 2차대전 이후 천황 상징론을 누구보다 미리 예견 한것이다. <1Q84> 속에서 여주인공 아오마메가 아이스픽으로 찔러 살해한 사람은 누구일까? 천황제란 시스템 그 자체인 것이다. 이쯤 이야기 하면 이소설을 읽은 사람들은 소설속의 receiver는 리더구나 하고 알아차릴것이고 perceiver역은 리드의 딸이며 소설속의 소설인 <공기 번데기>의 원작자 후카다 에리코(深田 繪里子)구나 하고 눈치 차릴것 이다. 후카다는 아버지인 리더와도 성교를 하고 또 <공기 번데기>를 리라이팅 해준 남자주인공 덴고와도 교접을 하는데 애는 10살 때 덴고와 헤어진 여주인공 아오마메가 예수엄마 마리아 처럼 교접없이 처녀수태를 한다. 또 아오마메는 리더의 원에 의해 아이스픽으로 찔러 죽이는것이다. 아오마메가 리더를 찔러죽이는 행위는 <황금가지>속 ‘왕을 살해하는 제의(祭儀)’, 그대로다. 전편에서 내가 언급했듯 참 복잡한 소설이고 판타지다. 좀 설명이 미진 하지만 그냥 넘어가자. 이런 복잡한 얼개는 설명하는 나도 힘들고 이글을 읽는분들은 무슨 횡설 수설인가 납득을 잘 못하리라.이글을 읽는 독자들은 차라리 이소설 속에 감추어진 Anecdota들에 더 흥미가 있을것 같다. 첫째 <공기 번데기>의 원저자이자 리더의 딸인 후카에리와 이소설을 윤색을 해서 신인상을 받게 만든 덴고와의 대화(권1, 20장)는 그자체로 훌륭한 체호프論 이다. 체호프는 1890년 <사할린 섬>으로 무모한 여행을 감행 한다. 그의 건강으로는 거의 자살행위나 다름 없는 여행 이었다. 그섬에 사는 유형수(流刑囚)들을 면밀히 조사하여 1892년부터 1893년에 걸처 <러시아 사상>에 연재를 한다. 이 작품 <사할린 섬>은 덴고가 후카에리에게 설명한것 처럼 문학적 요소를 극단적으로 억제한 실무적 조사보고서다. 의사로서 사할린 섬을 조사한 놀라운 사회적 참여행위 인것이다. 무라카미가 체호프의 <사할린 섬>에 강한 공감을 가졌던 이유는 무엇 일까? 우리는 그것은 무라카미도 체호프처럼 옴진리교 사건을 정밀하게 조사하고 피해자들을 인터뷰 하였으며 재판까지 열심히 방청하여 두편의 넌픽션 소설을 남긴데서 찿을수있다. 체호프 처럼 아주 적극적인 사회적 참여 였던것이다. <1Q84>에서 체호프에 관한 언급중 제일 재미있는것은 ‘체호프의 총’에 관한 내용이다. 권2, 1장에서 사할린 출신 조선인 다마루가 “이야기 속에 권총이 나오면 그건 발사되어야만 한다”고 체호프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 소설 전개를 어렴풋이 암시 하고 있는데 그 출전은 무척 애매하고 부정확하다. 체호프가 1899년 11월 1일 그루진스키라는 인물에게 보낸 편지속에 “아무도 쏠 생각이 없다면 총탄이 든 총을 무대에 놓아 두어서는 안된다”는 구절은 있다. 다마루의 암시는 권2, 23장에서 확인 할수있다. 둘째로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이야기다. 야나체크를 체코의 작곡가라고 말하기엔 좀 무엇하고 모라비아의 야나체크라고 말해야 강한 민족의식이 설명이 된다. 무라카미는 권1, 9장에서 <신포니에타>가 어떻게해서 작곡되었는가를 간단하게 해설 하고있다. 이<신포니에타>란 곡은 권1,부터 권3 까지 중요한 역할을 수행 하고있다. <신포니에타>는 체코의 애국적 단체인 ‘소콜’(매)의 체전에서 초연 되었다. 이곡은 소설의 여주인공 스포츠 우먼 아오마메의 이미지와 잘 어울릴뿐 아니라 소설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리틀 피풀과 그에 대항하는 사람들의 싸움의 분위기가 이<신포니에타>로서 잘 표현 되어있다. 이곡이 1926년 초연되고 체코는 13년뒤 나치의 침공을 받고 또 2차대전이 끝나자 스탈린의 영향력 아래 놓인 시대가 오는데 그 사이 단연 각광을 받은 작곡가는 스메타나지 야나체크는 아니다. 비록 같은 모라비아 출신인 밀란 쿤데라가 평론집 <배신당한 유언>에서 ‘일가가 싫어 하는 자’란 제목으로 야나체크를 다루고 있고 막스 브로트가 생전에 야나체크를 높이 평가하여 그의 오페라 모두를 독일어로 번역하고 야나체크에 관한 최초의 연구서를 단행본으로 낸적은 있다. 찰스 주스킨트가 쓴 <야나체크와 브로트>란 연구서에 의하면 야나체크와 카프카는 아주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알수가 있다. 소설제목 <해변의 카프카>와 <1Q84>속의 <신포니에타>를 들으며 우리는 무라카미 뇌리속의 ‘체코 커넥션’을 읽을 수가 있는것이다. 2006년6월 무라카미 하루키가 ‘프란츠 카프카 賞’을 받은것은 결코 우연은 아니다. June 18, 2011 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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