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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꽃 구경 >


   - 정호승 -



연꽃이 피면
달도 별도 새도 연꽃 구경을 왔다가
그만 자기들도 연꽃이 되어
활짝 피어나는데
유독 연꽃 구경을 온 사람들만이
연꽃이 되지 못하고
비빔밥을 먹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받아야 할 돈 생각을 한다
연꽃처럼 살아보자고
아무리 사는 게 더럽더라도
연꽃 같은 마음으로 살아보자고
죽고 사는 게 연꽃 같은 것이라고
해마다 벼르고 별러
부지런히 연꽃 구경을 온 사람들인데도
끝내 연꽃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연꽃들이 사람 구경을 한다
해가 질 때쯤이면
연꽃들이 오히려
사람이 되어보기도 한다
가장 더러운 사람이 되어보기도 한다








비오는 날 연못에 가 본 적이 있습니다. 빗방울은 연잎에 내려앉자마자 자기 몸을 잘디잘디 쪼개어 또르르 연잎 속으로 굴러 갔습니다. 그러다가 연잎이 몸을 기울여 모인 빗방울들을 쪼르르 아래로 흘려보내면 빗방울들은 미련없이 연잎을 떠나버렸습니다. 만일 연잎이 빗방울을 버리지 않고 그대로 지니고 있다면 빗방울은 더 이상 그곳에 모일 수가 없습니다. 모였다 하더라도 그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가치없는 인내의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안됩니다. 아니, 인내의 시간을 보냈다 하더라도 결국은 빗방울의 무게에 짓눌려 꽃대가 부러져 죽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연잎은 빗방울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빗방울을 소유하려 하지 않습니다. 비가 그치고 햇빛이 나면 빗방울은 대기로 사라져버립니다. 우리가 지닌 모든 소유물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렇게 빗방울 사라지듯 사라지고 맙니다. 무엇을 얻음으로써 행복해진다면 그것을 잃음으로써 불행해지고 맙니다. 버리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것을, 버리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연꽃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 정호승





하늘 연못 / 한태주의 오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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