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열린게시판 > 열린게시판
 
2009.01.12 04:13

老妻論 (2)

조회 수 946 추천 수 3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Extra Form
extra_vars1 ||||||||||||||||||||||||
extra_vars2 ||||||||||||||||||||||||||||||||||||||||||||||||||||||||||||||||||||||||||||||||||||

 

               老 妻 論 (2)                                         

         

                                                                                     정 진 권

         

         "큰아드님네가 떠난 후"

        큰놈이 6학년 때니까 한 2년쯤 되었나 보다.

         큰아드님이 미아리 김 선생 댁에서 먼 서초동에 사무실을 냈다.

         

        무슨 일이 그리 많은지 날마다 밤 12시 아니면 새벽1시에 들어왔다.

         술 한잔하고 대리운전을 시키는일도 비일비재였다. 더러는

        찜질방에서 자고 안 들어올 때도 있었다. 그리고 일요일은 온 종일 잠만 잤다.

        김 선생 내외분은 그게 항상 불안하고 안쓰러웠다. 애가 얼마나 고달풀까?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큰아드님이 마나님을 보고 말했다. "아무래도 사무실 근처로

        저희들 나가야겠어요. 저도 힘들고 ,아이들이 크니까 집도 자꾸 좁아지고. 한 3년

        열심히 일하면 좀 너른 집을 마련해서 다시 모실 수 있을 꺼예요." 마나님은

        "그래라, 그래야지" 하면서도  솟구치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며느님이 그런

        마나님의 손을 꼭~~잡았다.

        "어머님, 3년이어요. 저희 매주 일요일 꼭 올께요."

         

        지금도 두 분은 새벽 6시 미사엘 간다. 어느새 새벽미사가 좋아진 것이다. 새벽에

        가면 성당에 사람도 붐비지않고 공기도 상큼하다. 그러나 해장국집에는 거의 가지

        않는다. 김 선생이 가자고하면 집에 찬밥 많다며 마나님이 퇴자놓기 일쑤다.

        장 보러 가는 일도 뜸하다. 아이들 올지 모르니 장보러 갑시다, 하면 마나님은

        "저 지난주일에 사다 놓은 것 냉동실에 그냥 있어요" 한다.

         

        며느님은 "저희 매 주일 꼭 올께요" 했지만 그것은 처음 몇 달. 큰놈이 중학교엘

        들어가더니 일요일에도 학원엘 간다. 큰아드님도 일이 더 많아져 일요일도

        쉬지 못한다. 요즘은 한 달에 한 번쯤, 해 질 무렵에 와서 저녁 지어먹고 잠깐

        앉았다 간다. 큰아드님네가 갈 때면 두 분은 아드님 차의 빨간 꼬리등이 안보일때

        까지 대문 앞에 서 있다가 들어온다.

        그때 마나님은 뭔가 집안이 텅 빈것 같다.

         

        참 여기 한 가지 빠진게있다. 선생댁 냉장고의 냉동실 이야기다. 비록 시장은

        자주 안가지만 이 냉동실이 비는 날은 없다. 큰아드님네가 다녀가고 나면

        마나님이 금방 채우는 것이다.

        꽉 찬 냉동실, 마나님의 기다림으로 더 꽉 찬다.


        ■ 글 쓴이는, 한국 체육대학의 국어과 교수에서 정년퇴직한 분이고 우리 모교에서도 국어 교사로 재직하셨던 수필가이심. 저서로는 [따로따로 떨어지기] [ 한 수필가의 짧은 이야기] [내 아내는 잘라 팔 머리가 없다] [ 漢詩가 있는 에세이] 등이 있다.



          ♬ Look Up At The Stars In The Night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705 立春大雪……立春大吉 한구름 2013.02.04 245
    10704 立春大雪……立春大吉 홍환식 2014.02.11 90
    10703 李賀의 《官街鼓》 (북소리에 부서져 내리는 세월) 2 김혜숙 2016.05.25 90
    10702 李秉喆, "도덕만 서면 우리가 일본 이긴다" 명남진 2010.05.03 722
    10701 李白의 詩 [送友人] ■ 鄭漢泳 동문을 떠나 보내며 운영자 2011.06.19 490
    10700 李白의 詩 '이별' / 장사익의 거문고병창 '나그네' 김정섭 2009.05.20 435
    10699 李會昌 씨의 독자 출마는 ? // 대선정국을 읽는 참고자료로 李東馥 씨의 글을 본다 일 마레 2007.11.08 545
    10698 李明博 대통령은 호루라기를 불 것인가? 오장환 2011.09.18 303
    10697 六不治 김선옥 2010.11.29 428
    10696 龍順의 풍속도 전수영 2014.02.07 84
    10695 女王의 전설 唯恐失人 2003.06.16 1591
    10694 老後는 여생(餘生)이 아니다 이희복 2010.04.02 459
    10693 老後生活에서 가장 무서운 敵은 무엇일까 곽준기 2014.05.14 91
    10692 老年을 아름답게 이명숙 2009.06.01 380
    10691 老年에 人生이 가야할 길~ 곽준기 2014.02.06 102
    10690 老子의 四大法 8 쇠방울 2004.12.28 2433
    10689 老子의 人間 關係 5계명 1 명남진 2007.12.25 796
    10688 老妻論 (1) 이현순 2009.01.09 2834
    » 老妻論 (2) 이현순 2009.01.12 946
    10686 老化現狀과 老人病, 곽준기 2016.05.22 6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37 Next
    / 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