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열린게시판 > 열린게시판
 
조회 수 711 추천 수 95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Extra Form
extra_vars1 |||||||||||||||||||||||||||||||||||||||
extra_vars2 |||||||||||||||||||||||||||||||||||||||||||||||||||||||||||||||||||||||||||||||||||||||||||||||||||
 


                  蘭皐 平生詩(난고 평생시)

                            * 난고는 김삿갓(金笠)의 아호, 본명은 김병연(金炳淵)  

                         

 

봄이면 放浪人 김삿갓 시인이 생각 난다.
어쩌면 우리네 인생 자체가 방랑하는 나그네 신세가 아닐런지?

蘭皐平生詩(난고평생시)는 김삿갓이 만년에 자기의 한 많은 일생을 회고하며 눈물로 쓴 자서전적인 작품이다.

論鄭嘉山忠節死嘆金益淳罪通于天(논정가산충절사탄김익순죄통우천. 가산 군수 정시의 충절의 죽음을 찬양하고, 선천 부사 김익순의 죄가 하늘에까지 이르렀음을 탄식한다)이 金炳淵(김병연)으로 하여금 김삿갓 되게 한 작품이라면, 蘭皐 平生詩는 조선말을 대표하는 유명 詩人 되게 한 작품이다. 이 두 작품은 수레의 양쪽 바퀴와 같이 김삿갓 시인을 지탱 시켜주는 기둥이다.

金笠詩(김립시)를 이해하려면 먼저 이 두 작품부터 감상해야 한다. 흔히들 김삿갓의 시를 '언어의 유희니 음담이니' 하고 부정적으로 평가하나 이것은 蘭皐 平生詩를 읽지 않은데 그 원인이 있다.  이 작품을 읽은 독자라면 김삿갓에 대한 시인으로서의 평가는 우호적으로 바뀐다. 
 

                                                 -林昔默  謹記-

 

                 蘭皐平生詩

 

      鳥巢獸穴皆有居   조소수혈개유거

      顧我平生獨自傷   고아평생독자상

       새도 둥지가 있고 짐승도 굴이 있어 보금자리가 있건만

       내 평생 돌아보니 집도 없이 홀로 외로웠구나.


 

 

 

 



      茫鞋竹杖路千里   망혜죽장노천리

      水性雲心家四方   수성운심가사방

       짚신 신고 대지팡이 짚고 천리 길 떠돌며

       물처럼 구름처럼 방랑하며 천지사방 가는 곳이 내 집이었다


      尤人不可怨天難   우인불가원천난

      歲暮悲懷餘寸腸   세모비회여촌장

       그러나 어찌 사람을 원망하고 하늘을 탓하랴.

       해마다 해 저물 때면 슬픈 회포 가슴에 가득하네.


      初年自謂得樂地   초년자위득락지

      漢北知吾生長鄕   한북지오생장향

       초년에는 나도 행복한 집안에서 태어낫으니

       한북 땅이 내가 자란 그리운 고향이네.


      簪纓先世富貴人   잠영선세부귀인

      花柳長安名勝庄   화류장안명승장

       벼슬 높던 조상들은 부귀한 사람들이고

       영화롭던 장안서도 이름 높던 가문일세.


      隣人也賀弄璋慶   인인야하농장경

      早晩前期冠蓋場   조만전기관개장

       이웃 사람들 옥동자 얻었다고 축하해 주었고

       언젠가는 출세하리라 기대하였다네.


      鬚毛稍長命漸奇   수모초장명점기

      灰劫殘門飜海桑   회겁잔문번해상

       자랄수록 운명은 점점 기박하여

       오래잖아 멸족의 문중에는 상전이 벽해로 변했네.


      依無親戚世情薄   의무친척세정박

      哭盡爺孃家事荒   곡진야양가사황

       의지할 친척도 없는 세상 인정마저 야박한데

       부모마저 돌아가서 집안은 망했도다.


      終南曉鐘一納履   종남효종일납리

      風土東方心細量   풍토동방심세량

       종남산 새벽 종소리에 짚신 한 짝 둘러메고

       동방의 풍토를 골고루 헤매었다네.


      心猶異域首丘狐   심유이역수구호

      勢亦窮途觸藩羊   세역궁도촉번양

       마음은 아직도 타향에서 고향 그리는 여우같고

       신세 또한 울타리에 뿔이 걸린 궁한 양과 같네.


      南州從古過客多   남주종고과객다

      轉蓬浮萍經幾霜   전봉부평경기상

       예로부터 남쪽 고을에는 과객이 많은데

       쑥대궁 굴 듯 부평초 떠돌 듯 몇 년이나 떠돌았던가.


      遙頭行勢豈本習   요두행세기본습

      絜口圖生惟所長   혈구도생유소장

       고개를 떨구는 버릇이 어찌 내 본성이리요?

       입을 놀려 먹고 살기 위해 생긴 버릇이었다.


      光陰漸向此中失   광음점향차중실

      三角靑山何渺茫   삼각청산하묘망

       아까운 세월 그런 사이에 다 지나가 버리고

       삼각산 푸른 모습 어찌 이리 눈앞에 아득한가.

 

      江山乞號慣千門   강산걸호관천문

      風月行裝空一囊   풍월행장공일낭

       팔도강산 걸식하는 소리 천호에 익숙하고

       풍월을 벗삼는 행장은 언제나 무일푼!


      千金之子萬石君   천금지자만석군

      厚薄家風均誠嘗   후박가풍균성상

       천금같은 귀공자와 만석꾼 부잣집

       후하고 박한 가풍 골고루 맛보았네.


      身窮每遇俗眼白   신궁매우속안백

      歲去偏傷鬢髮蒼   세거편상빈발창

        내 신세 기구하니 항상 남의 냉대 받고

        세월이 갈수록 백발은 늘고 마음 더욱 아프네.


       歸兮亦難佇亦難   귀혜역난저역난

       幾日彷徨中路傍   기일방황중로방

        아! 돌아가기도 어렵고 머물기도 어려운 내 신세여!

        얼마나 길가에서 방황하였던가.

 

 

     

 

 

 

 

 

 

 

 

 

 

 

 

 

 


 

 

                           享福無疆 하옵소서!




        
             - 靑 山 (명상음악)

  • ?
    김호중 2009.11.02 23:33
    김선배님의 글을 읽고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일생을 무전여행자로 산다는 것이 무척 외롭고 힘었겠다는 것'
    조금만 성의를 가지고 생각을 한다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인데도
    김삿갓을 마치 자유를 즐기는 '방랑시인'으로만 착각했지요.
    '부고USA'로 모셔갑니다.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685 老人들의 明心寶鑑 김직현 2012.04.11 400
10684 老人 十二道 김영원 2008.03.19 1251
10683 蘭香과 名言 김선옥 2013.04.22 190
» 蘭皐 平生詩 (난고 평생시) 1 김선옥 2009.11.02 711
10681 落花 - 조지훈 김상각 2017.02.19 73
10680 힘차게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흘러 내리는 물길이 ... Skylark(7) 2004.07.11 1214
10679 힘의 상징 파도 김선옥 2012.05.17 298
10678 힐링 캠프 : 박진영 편 / 못보신 분은 꼭 한번 보세요!! 한구름 2012.05.06 491
10677 히말라야의 노새 ... 박경리 안장훈 2012.11.30 320
10676 히말라야 14봉의 위용(威容) 1 김우식 2007.01.11 443
10675 히말라야 14봉의 위용(威容) 10 inkap choi 2007.01.12 6286
10674 희한하게 생긴 25종의 닭들 전수영 2013.03.02 199
10673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_ 김광규 이태식 2013.04.19 285
10672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시기를.. 조진호 2002.12.30 1759
10671 희망찬 '청마(靑馬)'의 해 2014 갑오년 5 이태식 2014.01.30 163
10670 희망의 그림 명남진 2009.11.19 464
10669 희망은 절대로 당신을 버리지 않습니다 조동암 2011.09.28 334
10668 희망은 세상에서 제일 멋진 축복 1 안장훈 2008.12.26 995
10667 희망 / 임어당 박사 김상각 2017.03.07 88
10666 희귀한 꽃 그리고 행복한 사람 김필수 2008.08.30 70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37 Next
/ 537